사무엘 윤, 손지훈, 손열음, 문태국, 임지영 등 쟁쟁한 연주자들 무대 올라
홍혜란 예술감독 “관객들이 클래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느끼고, 서로를 연결하는 시간을 경험하길”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유명한 ‘빛의 시어터’에서 한여름 밤을 수놓을 새로운 클래식 음악축제가 열린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자리한 빛의 시어터에서 8일 개막하는 ‘클래식 위크엔즈(CLASSIC WEEKENDS)’를 통해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아시아인 최초 우승자인 소프라노 홍혜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축제는 ‘감각의 확장을 통한 새로운 상상력의 실현’을 주제로 빛의 시어터에서 24일까지 8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베르디의 명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연출 엄숙정)를 비롯해 트리오 콘서트, 듀오 가곡 무대 등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만난 홍혜란 예술감독은 “클래식 대중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연주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시대가 안타까웠다”며 “클래식으로 어떻게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할지 고민하면서 준비한 축제”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클래식 위크엔즈는 기존 클래식 음악의 형식과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감각적 몰입을 통해 관객이 예술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축제 마당을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아닌 몰입형 미디어아트 극장인 빛의 시어터로 점찍은 이유다. 2022년 대대적인 새단장을 거쳐 첨단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빛의 시어터는 4958㎡(1500평) 넓이와 21m 높이의 공간에서 미디어아트가 전면·측면·천장까지 360도로 펼쳐진다. 축제 기간 동안 객석은 2층 스탠딩석을 포함해 약 400석으로 마련된다.

클래식 위크엔즈는 빛의 시어터만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기술을 활용해, 공연마다 다른 형태의 공간 활용과 몰입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예컨대 4차례 무대에 오르는 ‘라 트라비아타’의 경우 일반적인 오페라 공연과 달리 관객들도 직접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무대도 앞자리 관객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들으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축제의 취지에 공감해 함께하기로 한 출연진 역시 쟁쟁하다.





‘라 트라비아타’에는 비올레타 역의 홍 감독과 함께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테너 손지훈(알프레도 역),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코벤트 가든 무대에 오른 이동환(제르몽) 등이 나온다. 연주는 정태양 축제 음악감독이 이끄는 앙상블 포드가 맡는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트리오 콘서트(9일)를,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은 카운터테너 이동규와 듀오 무대(10일)를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과 함께 고잉홈프로젝트 공연(15일)을 하고,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 출신 12명의 첼리스트가 첼리스타 앙상블(23일)을 들려준다.
홍 감독은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가장 정직하게 비추는 거울이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언어”라며 “이번 무대에서 관객들이 클래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느끼고, 또 서로를 연결하는 시간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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