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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지금이야말로 변혁적 중도가 필요한 때 입니다”

입력 : 2025-07-29 14:19:04 수정 : 2025-07-29 14:53:34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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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고 새 정부를 탄생시켜  한국 민주주의 저력을 세계인에게 보여줬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제야말로 한반도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진보와 보수의 기존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는 ‘변혁적 중도’가 필요합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신간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변혁적 중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창비 제공

진보지식인의 대표적인 인물인 백낙청(87) 서울대 명예교수는 29일 서울 종로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신간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창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변혁적 중도의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 책은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2025년 지금의 격변기를 기회로 삼아, 통합과 개혁을 아우르는 새로운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모색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12· 3 비상계엄과 그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을 목격하며 구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 교수는 “‘변혁적 중도(transformation-oriented center)’는 단순한 절충주의가 아니다. 좌우의 갈등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기계적 중도와는 결이 다르다고 말한다. ‘급진과 보수의 중간’을 찾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분단체제와 불평등 구조를 ‘변혁’하되, 폭력적 혁명이나 급진적 전복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으로 나아가자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다.  

 

 백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민주주의의 피로와 양극화, 남북관계의 교착 상태 등을 ‘87년 체제’의 한계라고 정의한다. 이 체제는 군부독재를 종식하고 형식적 민주주의를 가능케 했으나 여전히 분단체제 틀 안에 머무르고 있다. 변혁적 중도는 이러한 87년 체제의 모순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프레임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남북 화해와 협력이 좌우의 정쟁 속에서 무력화되고, 진보 세력조차 내부 분열을 겪는 상황에서, 변혁적 중도는 새로운 노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변혁적 중도는 특정 정파의 구호가 아니라, 시대 전환기의 모두를 위한 제안”이라며, “이제는 말뿐인 개혁이 아니라, 체제 전환의 열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이날 지난 10일 함세웅 신부와 함께한 이재명 대통령 초청 오찬 간담회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12·3 계엄에 맞서 나서준 국민과, 계엄사태 현장에서 국민 편에 선 군인들 덕에 국난을 극복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국정운영을 해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계신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백 교수는 “이 대통령의 AI강국을 만들겠다는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며 “AI강국과 인문강국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가 만능인 시대에 AI가 못하는 인간의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두 달밖에 안 된 정부를 악담할 필요는 없지 않으나”며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얻은 표는 50%가 되지 않는다. 당시 그에게 표를 찍지 않은 이들 중 일부는 요즘 ‘생각한 이상으로 잘하네!’라는 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대 정권의 사례에 비춰 “(이재명정부도)대통령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권력에 도취하는 것을 감시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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