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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혼돈의 출근길…역 내부 온도 40도 육박·열차 칸은 “춥다는 민원”

입력 : 2025-07-29 09:49:18 수정 : 2025-07-29 09:54:06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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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한낮기온이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서울 지하철 일부 역사(대합실)의 내부 온도가 무려 40도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냉방설비가 없는 역사는 사실상 외부보다 기온이 더 높은 상태다.

 

반면 객실은 일부 이용객의 “춥다”는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위가 시작된 올해 6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접수된 열차 및 역사 내 냉방 민원은 각각 16만8317건, 332건에 달한다.

 

앞선 28일 서울시의회 김지향 의원(국민의힘)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1~8호선 주요 17개 역사 온도 표본 측정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은 냉방 가동 기준 온도를 29도로 설정하고 있지만 측정 결과는 이를 훨씬 상회했다.

 

이 기간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곳은 옥수역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3시 기준 39.3도를 기록했고 오후 6시에도 38.1도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2호선 성수역도 39도까지 치솟았다. 두 곳 모두 냉방시설이 없는 지상 역사다. 지난 23일 측정 기준으로도 옥수역은 38.1도, 성수역 37.1도를 기록해 기준온도인 29도를 훌쩍 넘었다.

 

냉방설비가 없는 지하 역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현역과 한성대입구역은 같은 날 오후 3시 기준 각각 31도를 기록했다. 서울역처럼 냉방설비가 갖춰진 대형 지하 역사조차 지난 24일 오후 3시 30.2도를 나타냈다. 지하 역사 중 건대입구역은 31.6도, 암사역은 31.5도로 32도에 육박했다.

 

지상보다 상대적으로 수치는 낮았지만 지하 역사는 외기 유입이 적은 대신 열이 축적되기 쉬운 밀폐 구조로 인해 실측 온도보다 체감온도가 훨씬 높게 느껴질 수 있다. 또 지상의 뜨거운 햇볕은 없지만 공기의 순환이 어렵고 습도도 높다.

 

반면 객실 안은 냉방 온도를 둘러싼 승객 간 민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열차 안에서도 '덥다'는 승객과 '춥다'는 승객이 뒤섞이면서 올여름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민원만 무려 16만 8000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지난해 열차 및 역사 내 냉방 민원으로 접수된 16만7958건, 299건보다 모두 늘었다.

 

민원은 지난달 폭염이 시작되면서 폭증했다. 춥다고 생각하면 약냉방칸을 이용하거나 겉옷을 준비하면 되지만 그런 승객은 일부에 그친다.

 

이는 체감 온도의 차이와 승객들의 건강 상태, 연령, 탑승 시간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하철 냉방 온도는 환경부 고시에 따라 24도에서 27도 사이로 자동 조절된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등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이 기준에 맞춰 열차 냉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열차 내 냉방 시스템은 열차 혼잡도를 ‘여유·보통·혼잡’의 3단계로 감지해 냉방 강도를 자동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규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승객들의 민원에 따라 기관사 자율적으로 이보다 더 낮은 온도로 운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객들이 냉방 관련 민원을 많이 넣는 만큼 기관사나 종합기관센터에서 탄력적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승객 불만이 몰리는 출근시간 등 혼잡시간 대에는 냉방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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