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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대 간 신뢰 이을 ‘서울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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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8 22:50:27 수정 : 2025-07-28 22: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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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자공시 가지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근데 ‘요새 누가 시스템 들어가 일일이 검색하나?’ 하는 생각에 ‘내 GPT’ 만들기에 도전했다. 즐겁게 만들다가 큰 벽을 만났다. 어찌어찌 만들어 ‘내 GPT’에 물었다. “상장사 매출은…?” GPT는 아무 답이 없었다. 가장 어린 MZ 직원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쭉 읽어 내려가더니 ‘잠깐만요’ 했다. 그러더니 노트북 들고 와서 ‘여기 바꾸세요’ 한마디 툭 던지고 나갔다. 영화 ‘인턴’에 나오는 로버트 드니로가 된 느낌이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다. 사무실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똑똑한 비서 한 명씩 데리고 근무하다 보니 소통이 드물다. 그러다 보니 간극도 생기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가 높은 신세대와 ‘조직’ 리터러시가 강한 구세대 사이에 벌어진 틈을 빙자한 밈들이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리버스 멘토링이다. 젊은 직원이 기성세대에게 트렌드, 새로운 소통, 디지털 역량 등을 안내해 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인지적으로는(전략, 절차에 따른 의견 차이) 세대 간 차이가 있어야 하고, 정서적으로는(감정, 인간관계 등에서 오는 차이) 세대 간 화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

요즘 직장 내 다양한 세대의 구성원들이 자리하면서 전략적인 소통, 정서적인 케미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마침 한 지자체에서 신박한 정책을 내놨다. 바로 서울시의 ‘이음공제’다. 청년과 중장년을 함께 채용한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다.

정책은 이렇게 운용된다. 청년과 중장년을 동반 채용하면 근로자와 기업, 서울시, 그리고 정부가 매월 일정 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한다. 이렇게 모인 적립금은 근로자가 장기 근속할 경우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자산 형성과 경력 안정에 도움이 된다.

참여 기업이 청년과 중장년을 동반 채용한 뒤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은 납입금을 전액 환급받아 사실상 비용 부담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청년 입장에는 사회진입의 발판을, 중장년은 안정적인 일터를 다시 얻는 되는 셈이다. 지금 청년 실업률은 6.1%로 전체 실업률(2.8%)을 크게 넘어선다. 여기에 50만명 이상 청년이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고 있어 노동시장에 하루라도 빨리 데리고 들어오는 이색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장년층도 기대수명은 늘고 국민연금 수급은 밀리고 있어 퇴직 후에도 소득활동을 지속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냐’지만 실로 어려운 때다. 찾아보기 힘든 ‘제로 성장’이 현실화되고 AI의 성장 속도도 너무 빨라 위기에 내몰린 이들이 늘고 있다. 그래도 위기 때마다 따뜻한 신뢰로 기회를 만들었듯 ‘서울형 이음’이 세대 간 신뢰를 잇고 소득지원을 이어가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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