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농업로봇단지 조성 추진
“피지컬 AI 산업 실증 최적지” 강조
전북 김제시 공덕면의 옛 김제공항 부지가 27년 만에 농업·산업 로봇을 중심으로 한 첨단 과학기술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김제시는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과 실시계획, 용지 지정까지 모두 폐지한 이 부지를 ‘전북첨단과학기술단지’로 개발해 지능형 농업로봇과 피지컬 인공지능(AI) 실증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제시는 내년부터 2033년까지 7년간 민간자본 5878억원을 투입해 옛 공항부지 147만㎡를 포함해 총 263만㎡에 지능형 농업로봇단지(전북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농생명바이오와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센터 유치를 통해 제조·연구·실증이 집약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중점 육성 중인 피지컬 AI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이 부지를 전주·완주권의 피지컬 AI 클러스터와 연계된 핵심 실증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에서 AI가 물리적으로 작동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인식형, 생성형, 에이전트형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드론 등에 응용되는 4단계 AI에 해당한다. 앞서 전북도는 최근 정부 추경을 통해 ‘피지컬 AI 국가전략사업’ 핵심기술 실증(PoC) 예산으로 국비 229억원을 확보했고, 전주·완주권에 피지컬 AI 핵심기술 실증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총사업비 1조원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제시는 김제공항 부지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기존에 조성된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등 미래산업 기반이 집적돼 피지컬 AI 실증·사업화의 최적지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58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본을 전액 민자로 유치할 계획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미지수로 꼽힌다. 김제공항은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 전북 중부권의 항공 관문으로 건설이 추진됐으나, 경제성과 환경 논란에 휘말리며 2005년 사업이 중단됐다. 당시 국토부는 480억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했으나, 감사원이 공항 수요 과다 예측과 낮은 경제성을 지적하며 공사 중단을 권고했고, 2008년 공식적으로 계획이 백지화됐다. 이후 해당 부지는 종자 시험장과 임대농지로 부분 활용됐지만, 대부분은 사실상 방치되며 ‘배추밭 공항’으로 불려왔다.
김제시 관계자는 “김제공항 부지는 대한민국 농업과 제조산업의 미래를 이끌 피지컬 AI 산업 실증기지로 전환될 수 있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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