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시설 보안점점을 하다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두 아이의 아빠가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2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6월 6일 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장상빈(44)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간과 좌우 신장, 우측 안구를 각각 기증했다. 또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인체조직도 기증해 100여명의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의 희망도 선물했다.
장씨는 지난달 3일 공장의 시설 보안점검을 하다 5m 높이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남을 돕기를 좋아했던 고인이기에 마지막 순간도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길 원했다. 또 어린 자녀들이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간 사람이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증을 결심했다.
장씨의 아내 역시 20대 초반에 아픈 친언니에게 신장을 기증한 적이 있었고, 당시 장기기증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타적이던 남편의 뜻도 같을 것이라 믿었다. 5살 아들과 3살 딸이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도 기증 결심에 영향을 줬다.
경남 사천시에서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장씨는 밝고 활발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을 좋아해 언제나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고 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캠핑 가는 것을 좋아했다.
15년 넘게 보안업체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자기가 맡은 일에는 충실한 성격이었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라면 언제나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장씨의 아내는 “20대 초반에 친언니가 신장이 아파서 내가 신장 기증을 했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사랑하는 남편을 다시 볼 수 없다니 믿어지지 않고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고 아이들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고마웠어. 사랑해”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해 준 기증자 장상빈 씨와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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