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위반… 경찰청, 감찰 착수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 당시 관할 경찰서 지휘관이 70분 넘게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총격 피해자 아들 A(34)씨의 아내는 20일 밤 9시31분부터 41분까지 10분 사이 세 차례에 걸쳐 경찰에 전화를 걸어 출동을 요청했다.

관할인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 B경정이 현장에 도착한 건 신고 접수 후 72분이 지나서였다. 사건 당시 경찰은 대응체계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0)’를 부여했다. 코드 제로 발령 시 상황관리관은 초동대응팀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지휘관 역할을 수행하다가 주무과장이 도착하면 지휘권을 이양해야 하는데 B경정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B경정은 현장 도착 전까지 무전으로 상황을 지휘했다고 한다.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하지 못할 경우 초동대응팀원 중 선임자를 팀장으로 지정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순찰차는 신고 10분여 만에 현장 인근에 도착했지만, 총을 가진 피의자 C(62)씨가 집 안에 남아 있을 것이라 보고 경찰특공대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나 C씨는 이미 9시41분쯤 현장을 빠져나간 터였다. 경찰특공대 내부 진입은 신고 1시간10분 뒤에야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피해자 아들 A씨는 현장에 1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병원에 옮겨졌고 끝내 숨졌다.
현장 지휘관 부재가 경찰의 늑장 대응을 불렀단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사건 당시 초동 대처와 관련해 감찰에 착수했다. B경정은 현장에 늦게 도착한 건 사실이지만 경찰서 내에서 최대한 현장 경찰관들을 지휘하려고 노력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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