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일회용 비닐봉지 금지 정책을 실시했다. 그 이후 비닐봉지 사용량 감소뿐 아니라 낙타 수 감소 속도가 늦춰지는 ‘의외의’ 효과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더내셔널’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가 2022년 6월 일회용 비닐봉지를 금지했고, 지난해 UAE 전역으로 금지조치가 확대됐다. 올해부터는 일회용 테이블 커버와 빨대, 일회용 컵 등도 금지했다.
비닐봉지 금지 정책 도입 이후 UAE에서는 약 3억6000만개의 비닐봉지 사용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 및 환경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이란 평가다.
또 다른 효과로는 비닐봉지로 죽는 낙타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낙타의 위 속 플라스틱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울리히 베르너리 박사는 더내셔널과 인터뷰에서 “낙타의 위에서 비닐봉지가 발견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지난 1년 동안 비닐봉지를 먹어 죽는 낙타가 60~80% 감소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르너리 박사가 2021년 발표한 연구를 보면 2008년부터 두바이 수의연구소에서 300마리의 죽은 낙타를 분석한 결과 위에서 소화되지 않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발견됐다. 이 덩어리는 낙타 장기를 막아 굶어 죽게 하거나, 세균 증식으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UAE에서 낙타 사망 원인 중 약 1%가 플라스틱 섭취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비닐봉지를 포함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거북 등 해양생물이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해 먹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바다에 흘러들어 간 비닐봉지로 목숨을 잃는 해양동물은 매년 10만 마리에 달한다.
현재 100개국 이상에서 비닐봉지 금지 또는 요금 부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대형마트 등에서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고, 2022년 편의점, 제과점 등 중소형 매장에서도 비닐봉지 사용 금지가 확대됐다.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등도 사용 제한 품목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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