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측 ‘전성배 청탁내용’ 의문 제기
권성동·윤한홍도 “수첩보도 허위사실”
특검, 수첩 내용 신빙성 높다고 판단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확보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수첩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통일교 청탁 의혹의 ‘스모킹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에게 전화를 건 날 저녁 자리에 배석한 것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윤한홍 의원은 수첩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이 입수한 윤 전 본부장의 수첩에는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1월 말 서울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전씨와 만났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한다. 권·윤 의원도 배석했다는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씨가 이 자리에서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통일교 현안인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ODA) 수주’ 등에 대해 청탁하는 것을 직접 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첩에는 또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대통령과 독대한 일시와 대화 내용 등도 기재돼 있다고 한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만나 통일교의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이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여러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을 약 두 달 앞둔 2022년 3월 윤 당시 당선인을 독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은 이 수첩의 내용을 객관적 자료와 대조했으며, 이 내용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수첩은 임의제출 방식이 아닌, 지난해 12월 남부지검의 압수수색으로 확보됐다고 한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김건희씨에게 통일교 현안 해결 청탁 명목으로 전씨를 통해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을 공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권 의원은 이 수첩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 대한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보도에서 인용된 수첩 기재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해당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해당 기자가 이를 보도했다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이거나 특검에 의한 정치공작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통일교는 수첩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씨와 함께 일했다는 통일교 관계자는 “윤씨가 수첩·다이어리에 필기하는 모습을 본 적 없다”고 했고, 핵심 참모였던 다른 관계자는 “윤씨는 집무실·회의실 어디서든 A4 용지를 사용했다. 회의에서도 수첩을 참조하는 걸 본 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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