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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반려견 품에 안고 '매일 산책'… "잠자는 아이"가 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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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4 17:15:57 수정 : 2025-07-24 17: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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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교양 Voyage' 영상 캡처

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3시간씩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JTBC 시사·교양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는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인근에 출몰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미라’ 상태의 강아지를 안고 다니며, ‘관심을 보이며 다가서는 사람들에게는 행패를 부린다’는 제보를 받고 제작진이 찾아간 곳에서는 CC(폐쇄회로)TV에 포착된 A 씨가 있었다.

 

A 씨는 항상 품에 강아지 두 마리를 안고 다녔는데, 한 마리의 강아지는 살아 있었지만 다른 한 마리는 사체였다. 이웃들은 이를 두고 ‘죽은 강아지를 박제해서 다닌다’고 알고 있었다.

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교양 Voyage' 영상 캡처

‘비하인드’ 프로그램 제작진은 A 씨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A 씨는 제작진을 밀치고 가방에서 물을 꺼내 뿌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A 씨는 기온 36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강아지들을 품에 안은 채 3시간을 걸었고, 제작진은 A 씨의 이 같은 하루를 6일간 동행한 끝에 A 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살아 있는 반려견의 이름은 ‘김뽀엘’, 죽은 반려견의 이름은 ‘김뽀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박제 전문가는 죽은 반려견의 사진을 면밀히 본 후 “박제가 아니다. 박제는 살아 있을 때의 온전한 모습을 약품처리 한 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라며 “자연 건조된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교양 Voyage' 영상 캡처

오랜 시간 동안 마르고 부패하였지만, 그 흔적마저 닦아내며 품에서 죽은 반려견을 놓지 않았던 A 씨는 “눈을 뜨고 움직이면 나쁜 남자들이 나쁜 행동을 할까 봐 이렇게 잠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집을 찾은 제작진에게 A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A 씨는 “내 생각과 정반대인 사람과 결혼했다. 가정적인 사람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밖으로만 생활하니 제대로 된 결혼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이혼의 아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7년의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교양 Voyage' 영상 캡처

그때 분양받은 반려견 두 마리는 A 씨의 곁을 지켜온 존재였다. A 씨는 반려견들을 두고 “내 옆에 남아 있는 유일한 내 편, 나의 분신, 자식들,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에서 지금껏 A 씨가 반려견과 주고받은 사랑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의 죽음 후 겪는 심리적 고통을 의미하는 ‘펫로스 증후군’을 넘어서 정신적 고통의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는 A 씨에게 제작진은 반려견의 건강검진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죽은 반려견을 품에 안고 매일 산책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교양 Voyage' 영상 캡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사체를 안고 다니는 게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분리하는 게 훨씬 도움될 것 같다”고 조언했지만, A 씨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더해, A 씨를 돕기 위해 전주시청이 나서 전주시청 측은 “생활복지과,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등에 해당 사실을 공유하고 유대관계를 쌓아서 A 씨를 지원하겠다”고 전했으나 A 씨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이야기를 접한 시청자들은 "하루빨리 주변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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