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물론, 물류 자동화와 제품 개발까지 AI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라일락(LILAC: LOTTE AI LAB for Actionable Knowledge)’을 출범했다. 라일락은 전사적인 AI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며, 고객 맞춤형 마케팅, 수요 예측, 스마트 상품기획(MD), 상권 분석 등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현재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AI 기술을 확산시키는 허브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대화형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B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메가 와인숍 ‘보틀벙커’ 전용 앱을 리뉴얼하며, AI 소믈리에 기능을 포함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추가해 개인 맞춤형 와인 추천을 가능하게 했다.
CJ그룹도 2021년 CJ올리브네트웍스 산하에 AI·빅데이터 전략 조직인 ‘CJ AI센터’를 설립하고 계열사를 대상으로 AI 기술 연구와 서비스 상용화를 병행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영상 검색, 편집, 생성 기능을 통합한 AI 솔루션 ‘밀스톤 큐(Millstone CUE)’를 출시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 효율을 높이는 B2B AI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쿠팡은 물류 자동화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광주 물류센터에 AGV(무인 운반 로봇), 소팅 로봇, 랜덤 스토우 시스템 등을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AI·머신러닝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며 검색, 추천, 챗봇, 물류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쿠팡이 AI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생성형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를 선보였다. 고객은 매장 내에서 대화를 통해 브랜드, 식당, 전시,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추천받을 수 있어, 맞춤형 쇼핑 큐레이션이 가능하다.
CJ제일제당은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에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자연어 검색 서비스 ‘Fai(파이)’를 도입했다. 사용자는 일상어로 질문을 던지면 관련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으며, 영양정보나 원재료에 대한 정보도 간결하게 제공된다.
GS리테일은 와인 전문 플랫폼 ‘와인25플러스’에 AI 이미지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소비자는 와인 병 사진만으로도 해당 제품의 정보 확인과 구매가 가능해졌다. 앞서 언급한 롯데마트 역시 ‘보틀벙커 앱’ 리뉴얼을 통해 개인화된 와인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식품기업들도 AI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양사는 AI 기반 당류 저감 솔루션 ‘3S 솔루션’을 국제식품박람회에서 공개하며, 고객 니즈에 맞춘 레시피와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샘표는 AI 기반 VOC(Voice of Customer)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피드백을 제품 개선과 서비스 혁신에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나 분석을 넘어 고객 경험 향상과 경영 효율성 제고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AI를 얼마나 빠르고 전략적으로 도입하느냐가 유통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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