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사 검증 시스템 미흡 송구”
대통령실 “검증 더 엄정하게 할 것”
이재명정부 대통령실의 첫 국정상황실장이 임명 약 한 달 만에 교체되며 23일 김정우 전 의원이 신임 국정상황실장으로 첫 출근을 했다. 갑작스러운 국정상황실장 교체에 이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보좌진 갑질’을 비롯한 각종 논란 끝에 이날 자진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경제를 비롯한 여러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연이은 폭우와 폭염으로 많은 국민이 힘들어하는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정부와 국민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은 송기호 전 국정상황실장이 국가안보실 3차장 산하의 경제안보비서관으로 보직 이동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송 전 실장의 국제통상 분야 전문성을 고려한 수평이동이라는 입장이지만 국정 운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정상황실장이 불과 한 달 만에 교체된 것을 두고 경질설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의 자진사퇴에 이어 국정상황실장이 교체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자진사퇴하며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향한 의구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발표하고,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강행 입장을 밝혔으나 사흘 만에 강 후보자가 낙마하며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후보자의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지며 논란이 지속하자 내부적으로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요소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 지도부에서도 인사 검증 시스템 미흡에 대한 사과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당 회의에서 강 전 비서관 사퇴와 관련해 “이재명정부 일부 인사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정부가) 출범하다 보니 인사 검증 시스템 등에서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여당 지도부로서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제에 인사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대통령실도 논란이 계속되자 한발 물러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저희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날 강 후보자 사퇴와 관련해 진행한 브리핑에서는 “인사 검증 절차를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 임명자를 찾기 위해 좀 더 철저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살펴볼 부분이 있을 걸로 본다”며 “국민 여론과 함께 인사 검증 절차에 조속함과 함께 엄정함을 좀 더 갖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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