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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 vs “잘 지내”… 인천 총기살해 동기 미궁

입력 : 2025-07-24 06:00:00 수정 : 2025-07-23 21:27:37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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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유족 측 엇갈린 주장

범인, 조사초반 “子와 잦은 다툼”
“아들집 오가” 유족 진술과는 달라
며느리·손주 등 살해 시도 주장도
경찰, 계좌전체·주거지 압수수색
“관계가 좋지 않았다.” vs “다른 갈등은 없었다.”

 

직접 만든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조모(62)씨의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 조씨는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를 언급한 반면 유족과 주변에선 ‘앵그리 노인’(은퇴 후 외로움·상실감 등으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3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된 조씨는 줄곧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 중이다. 다만 체포 직후 “(아들이) 과거 아내와 이혼을 내 잘못으로 몰아 다툼이 잦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전날 경찰에 낸 의견서를 통해 가정불화와 관련해 “피의자 범행에는 어떠한 참작할 만한 동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그의 아내는 피의자를 위해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사건 발생 당일에도 피의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해 초대한 게 전부”라고 부연했다. 실제 조씨는 약 8년 전 결혼한 아들의 인천 집을 가끔 오갔다고 한다.

 

경찰은 조씨의 말이 꾸며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아들만 살해하려고 했다”고 밝힌 주장과, 그간 “아들과는 문제없이 지냈다”는 주위 반응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3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씨의 심리를 살펴보고 있는 경찰은 이날 조씨 계좌 전체 및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사제총기 살해 피의자 자택서 발견된 폭발물. 인천경찰청 제공

일각에서는 ‘앵그리 노인’ 범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랜 사회적 고립에 범죄를 통해 관심받으려는 이유와 함께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려는 욕구가 외부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조씨는 현재 유명 에스테틱(미용)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인 전처와 2000년 헤어지고, 수년간 직업은커녕 수입도 없이 혼자서 지냈다. 심지어 전처로부터 장기간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범행 당일(20일) 아들은 물론 며느리와 손주 2명, 며느리 지인(가정교사)에게도 총구를 겨눴다는 유족 주장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유족 측은 일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의자는 피해자(아들)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했으나 총기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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