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어제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검사’팀이 가정연합을 상대로 지난 18일 진행한 압수수색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수사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가정연합은 이날 특검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잉수사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국가 공권력의 행사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가정연합 본부가 있는 경기도 가평 천원궁은 세계적 종교 지도자가 거주하며, 전 세계 194개국 1000만 신도들이 우러르는 종교의 본산이다. 특검이 이러한 성역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압수수색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하물며 일부 검사와 수사관은 압수수색을 통해 종교단체가 신성시하는 물건을 함부로 발로 툭툭 차거나 만지는 등 무례한 행동으로 이를 지켜보는 많은 신도에게 심한 모멸감을 안겼다고 한다. 과도한 압수수색으로 혼란과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은 다분히 종교 탄압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 이러고서 어떻게 수사 결과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겠나.
물론 종교계라고 해서 법치의 성역일 수는 없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적법한 수사에 반대할 국민은 없다. 가정연합도 수사에 적극 응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 수사가 확실한 물증 없이 일방적 진술이나 정황만으로 종교 시설과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강행한다면 곤란하다. 자칫 종교단체를 범죄 집단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이미 특검의 종교단체 압수수색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에서 비판 논평이 나왔다. 가정연합도 예외가 아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과거에도 종교를 희생양 삼아 마녀사냥식 수사를 벌인 경우가 허다했다. 특검 수사가 이런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가정연합은 세계 200여 개국에 선교활동을 하는 글로벌 종교다. 전 세계 신도들은 한국을 신앙의 종주국으로 삼고 있다. 창립 이후 70여년간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손잡고 한반도 안정과 세계 평화를 위한 운동에 매진해 왔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검의 무리한 수사로 자칫 세계적 종교의 가치와 위상을 폄훼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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