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 시즌 ‘더블 10연승’ 승승장구
40년 만에 나온 KBO 두 번째 대기록
6팀 상대 6할 넘는 압도적 승률 자랑
LG·롯데 만나면 고전… 우승에 암초
각각 8경기 남겨 전적 뒤집을지 이목
독수리가 힘차게 날아가는 모양새다. 2025시즌 프로야구 선두를 질주 중인 한화가 리그 역대 두 번째로 ‘단일 시즌 10연승 이상 두 차례’라는 대기록을 쓸 정도로 잘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까지 바라보는 분위기지만 불안 요소도 없지 않다. 한화의 올 시즌 구단별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가을야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강팀들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에서 노시환과 심우준이 각각 터뜨린 솔로 홈런 두 방과 함께 짠물 피칭을 선보인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2-1로 승리하며 10연승을 기록했다. 4월26일 KT전부터 5월11일 키움전까지 12연승을 기록한 바 있던 한화는 이번 10연승으로 구단 창단 이래 최초이자 리그 역대 두 번째 ‘단일 시즌 10연승 이상 두 차례’ 기록을 세웠다. 이전 이 기록을 세웠던 팀은 1985년 삼성으로 한화가 40년 만에 다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22일 기준 56승33패2무(승률 0.629)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2위 LG와 5.5경기 차, 3위 롯데와는 8.5경기 차로 크게 앞서 있다. 또 이 경기 포함 올 시즌 1점 차 승부에서도 18승10패를 거두며 승률 0.643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박빙 승부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팀으로 변신한 한화는 50승 고지를 맨 먼저 밟으며 정규리그 우승확률 71.4%와 한국시리즈 우승확률 60%를 확보했다. 한화가 60승도 먼저 챙긴다면 팀 정규리그 우승확률은 77.1%(35차례 중 2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확률은 62.9%(35차례 중 22차례)로 높아진다.

정규시즌 우승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 유일한 한화로선 꿈이 부풀 수밖에 없다. 한화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도 류현진이 신인이던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다만 한화가 우승을 수월하게 낚아챌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부호가 달린다. 한화가 가을야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2위 LG와 3위 롯데에겐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탓이다. 한화는 올 시즌 LG와 만나 4승5패1무(승률 0.444)로 약세를 보였고, 롯데에는 4승6패(승률 0.400)에 그치며 10개 구단 중 가장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9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등 나머지 7개 구단은 모두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는 LG와 롯데를 뺀 구단 중 SSG(5승4패 승률 0.556)를 제외한 구단들은 6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LG와 롯데에 대한 한화의 약세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다.

결국 한화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망을 성취하려면 남은 시즌 동안 LG와 롯데를 만났을 때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아무래도 정규리그 성적에서 밀리다 보면 중압감이 큰 가을야구에서 선수들의 부담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LG, 롯데와 각각 8경기씩 남겨 두고 있다. 두 팀과 대결에서 더욱 집중하는 승부를 펼쳐 밀리는 승률을 뒤집어 놓는다면 가을야구에서 LG와 롯데를 만나더라도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상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해질수록 가을야구를 염두에 둔 팀들은 한화 공략 지점을 찾아 더욱 집요한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특히 이들 팀과 한화전에 많은 야구팬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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