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상당수의 저가 상품 가격을 조용히 인상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약 250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데오드란트, 프로틴 셰이크, 반려동물용품 등 1200여개 생활필수품군 가격이 평균 5.2% 올랐다. 반면 경쟁사인 월마트는 같은 품목의 가격을 평균 2% 낮췄다.

특히, 아마존은 공급업체가 출고가를 올리지 않았음에도 소비자가격을 올렸으며, 관세의 영향이 없는 미국산 제품까지 예외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고객에게 주는 우리의 가장 큰 가치는 가격의 상대적인 변화가 아니라 항상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려는 약속”이라며 자사 판매 가격이 여전히 경쟁사들에 비해 저렴하다고 항변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마저 가격 인상에 나서며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지난 2월(2.8%)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관세 급등을 대비해 기업들이 쌓아놓은 재고가 소진되며 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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