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는 여가부 ‘갑질’ 새 의혹
민의 거스르면 정권 부담 커질 것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62.2%로, 취임 7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주요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논란 심화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천재지변보다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의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보좌진 갑질’ 의혹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을 둘러싼 부적격 논란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일 것이다. 이 대통령과 여당은 취임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던 지지율이 꺾인 현상을 엄중히 보고 그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 전 후보자 지명은 철회했지만, 강 후보자는 임명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강 후보자의 경우 여가부를 상대로 한 또 다른 ‘갑질’ 의혹이 새롭게 불거졌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은 재임 시절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이던 강 후보자가 자신에게 지역구 민원 해결을 요구했다가 무산되자 여가부 예산을 삭감했다고 공개했다. 여가부의 주요 업무는 가족·청소년·여성 복지와 성폭력·가정폭력 방지인데 그 수장이 되겠다는 후보자의 ‘갑질’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니 기가 막힌다. ‘갑질’의 피해자인 여당의 전·현직 보좌진들은 부적격 후보라고 하는데 여당의 동료 의원들은 감싸고 돈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겠다며 ‘을지로 위원회’를 만든 정당이 맞나.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이 대통령의 강 후보자 임명 방침과 관련, “이 결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국민주권정부’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민심보다 당심이 먼저라는 말인가. 우 수석은 강 후보자 청문회 직후만 해도 “여론 동향이 매우 안 좋게 돌아가는 것도 그대로 대통령에게 서면 등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여당은 지난 18일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조사 결과(한국갤럽)가 나오자 두 후보자의 임명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 이 건의는 불과 사흘 만에 희망적 관측으로 판명이 났다.
이재명정부의 인사 잡음은 장관 후보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을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정치 평론가를 인사혁신처장에, 흑석동 재개발 지역 투기 논란을 빚은 여당 전직 의원을 새만금개발청장에 각각 임명한 인사도 국민 눈높이와 거리가 있다. 자기편 사람을 챙겨준 ‘보은 인사’라는 비판에 아니라고 할 수 있나.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일이 반복되면 정권의 부담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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