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임도 안 주고 57분 만에 경기 끝
메이저 100승·6회 우승 겹경사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4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사진)는 지난해 8월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1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시차 적응과 수면 문제로 복용한 비처방 약이 문제였다. 그나마 의도적인 도핑이 아니라고 인정되면서 약한 징계에 그쳤지만 타격을 받은 시비옹테크는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비옹테크가 2025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5350만파운드·약 997억원)에서 우승하며 반등을 알렸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잔디코트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했다.
시비옹테크는 13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12위·미국)에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57분 만에 2-0(6-0 6-0)으로 완승했다.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상대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승리한 것은 1911년 도로시 체임버스가 도라 부스비(이상 영국)를 꺾고 우승한 이후 114년 만이다. 메이저대회 전체로 봐도 1988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나타샤 즈베레바(당시 소련)에 완승한 이후 37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다.
우승 상금 300만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챙긴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에서 네 번, US오픈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다. 폴란드 선수 최초로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했고,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 무패행진을 6전 전승으로 늘렸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단식 결승 6전 전승은 마거릿 코트(호주), 모니카 셀레스(미국)에 이어 시비옹테크가 세 번째다.
시비옹테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이전까지 22번 우승했는데 하드코트에서 12번, 클레이코트에서 10번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대회에서는 프랑스오픈 4회 우승이 보여주듯 클레이코트에 강했고 윔블던에서는 2023년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시비옹테크는 지난달 말 독일에서 열린 바트 홈부르크오픈에서 준우승해 잔디코트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이번 윔블던에서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2년 20세였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시비옹테크는 23년 만에 최연소로 하드, 클레이, 잔디 코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모두 차지한 기록도 세웠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우승으로 다음 주 세계랭킹 3위로 오르게 됐다. 또 메이저대회 통산 100승(20패)도 달성했다. 2004년 세리나 윌리엄스가 116경기 만에 메이저 100승을 달성한 이후 최소 경기 100승 기록이다. 시비옹테크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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