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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VIP 격노설’ 시인한 김태효… 특검, 진상규명 속도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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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3 22:57:06 수정 : 2025-07-13 22: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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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엊그제 소환 조사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7월 국회에 출석해 ‘VIP 격노설’을 부인했던 김 전 차장이 정반대의 진술을 내놓은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가 VIP 격노설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순직 해병 사건 수사는 새 국면을 맞았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부당한 수사 개입을 입증할 증거 수집에 진력하는 등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2023년 7월 해병대 1사단 소속 채 상병이 경북 예천의 폭우 피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 사안을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은 사단 지휘부가 장병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단서를 잡고 ‘임성근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런데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으로부터 보고를 들은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분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전화로 질책하면서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 VIP 격노설의 핵심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 입장에선 복장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다. 그렇다고 군 내부에서 일어난 범죄 혐의 수사까지 대통령이 좌지우지할 순 없는 노릇이다. ‘VIP가 격노했다’는 소문이 군내에 퍼지며 임 사단장 등에 대한 처벌은 없던 일이 됐다. 이 사건으로 국회 탄핵소추 위기에 놓인 이 전 장관이 사직하자 윤 전 대통령은 그를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황급히 출국시키려 했다. 특검팀이 이 전 장관의 비화폰 등 압수물을 분석하고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들을 추가 조사하면 윤 전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오는 20일이면 채 상병 순직 2주기가 된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를 앞둔 지난 1일 국립대전현충원의 채 상병 묘소를 참배했다. 당시 이 특검은 “기필코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특검팀이 한 점의 의구심도 남지 않게끔 사건 진상을 낱낱이 파헤칠 것을 고대한다. 앞서 내란 특검팀에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머물며 특검팀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전직 국가원수답지 못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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