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세계선수권 출전하려면 참가해야
정동영 “스포츠 통한 관계 개선 노력해야
장관 취임시 필요한 부분 적극 지원할 것”
남북 체육계·당국 접촉 추진에 속도 낼 듯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내년 6∼7월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주니어 탁구 선수권 대회인 ‘2026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이 남북관계 전환을 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단 참가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건 의원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2026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을 두고 “우리 선수단이 평양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계기로 남북관계 전환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관련 부처 및 유관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과거 미·중간 ‘핑퐁 외교’로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에서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해 남북관계가 진전됐다”며 “남북 체육 교류는 비정치적인 순수 사회문화교류인 만큼, 스포츠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연합(ATTU) 총회에서 2026년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과 성인 대회인 2028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한꺼번에 유치했다. 북한은 내년 6월 또는 7월 평양에서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을 개최할 예정이다. 평양 대회에 우리 선수들의 이듬해 세계주니어선수권 출전권이 걸려 있는 만큼 체육계는 물밑에서 관련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가 취임하면 평양 대회 참가를 위한 남북 체육계 및 당국 간 접촉 추진 등의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이밖에 다른 분야에서도 소통 채널 복원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남북 간 민간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남북 간 교류 재개 시 청소년 북한 역사 유적지 탐방 등을 포함한 창의적 방안을 모색하겠다”, “종교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종단별 남북공동행사, 종교시설 개보수 등에 대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 실태를 알리기 위한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발간 여부는 “남북관계, 국제사회 동향, 새 정부 대북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가 2018년부터 매년 발간해온 북한인권보고서는 문재인정부 시기 3급 비밀로 지정돼 비공개됐으나, 윤석열정부 들어 2023년부터 2년간 일반에 공개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선 “우선 한·미 협의와 한반도 긴장 완화로 북핵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북·미 협상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며 “단계적·실용적 접근법을 통해 핵능력 동결 → 핵능력 감축 → 핵 위협 완전 해소의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만큼 북한 인권 문제에서도 균형 잡힌 시각과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적 판단력과 책임감을 갖췄는지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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