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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넘는 번호이동 보조금… 이통사, 고객 쟁탈전 격화

입력 : 2025-07-14 06:00:00 수정 : 2025-07-14 07:22:16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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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사태 이후 과열 양상

SKT, 57만 이탈… 점유율 40% 깨져
KT·LG유플, 판매장려금 등 늘려
SKT, 대규모 제휴 할인 등 맞불
이통사간 감정 싸움까지 벌어져

삼성 새폰 출시·단통법 폐지 겹쳐
온라인 ‘성지 대란’ 암암리 나돌아
방통위, 과도한 마케팅 실태 점검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이동통신 3사가 고객 유치전을 벌이면서 통신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 40%가 무너진 것으로 추정되는 SKT가 수성에 나선 데다 KT와 LG유플러스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물밑 쟁탈전이 치열하다. 일부에서 100만원이 넘는 번호이동(통신사이동) 보조금이 지급되고 온라인에서는 ‘성지 대란’(파격 판매 조건) 정보가 암암리에 공유됐다. 15일 삼성전자 폴드·플립7 사전예약과 22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까지 예정돼 있어 통신시장이 한동안 출렁일 전망이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가 해킹 피해를 발표한 4월22일부터 7월12일까지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79만3187명이다. 이 가운데 41만8817명은 KT로, 37만4370명은 LG유플러스로 옮겼다. 같은 기간 KT·LG유플러스에서 SKT로 유입된 고객을 빼면 SKT 가입자는 총 57만6037명 순감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통신 3사가 보조금 상향 등 치열한 가입자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 3사 로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SKT에서는 4월말 하루 3만명대 중·후반까지 가입자가 빠지다가 이후 이탈폭이 줄었으나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다시 계약 해지가 급증했다. 7월 5∼12일 12만4414명이 SKT를 떠났다.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업계 1위인 SKT의 시장 점유율 40%선이 무너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최근 자료인 4월말 기준 SKT 이용회선은 2292만4200여명으로 1년여 만에 23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가입자 대이동이 벌어지자 일부 통신사는 판매장려금을 대폭 올리며 공세에 나섰다. SKT가 계약해지 고객의 위약금 면제 기한을 14일로 정하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번호이동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S25 등을 구매할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는 보조금이 지급됐다. 특히 SKT가 번호이동 보조금 지원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에도 SKT가 100만원 선, KT·LG유플러스가 70만∼80만원 선의 보조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사태 이전인 올해 1분기까지 통신 3사의 보조금은 40만원 안팎이었다.

온라인에서는 불법 보조금으로 파격적인 판매 조건을 제공해 ‘성지’로 불리는 전국 판매점들의 정보가 은어와 함께 알음알음 공유됐다. 갤럭시 와이드8 모델을 저렴한 요금 조건에 현금 40만∼45만원을 받고 개통했다는 구매후기들도 꽤 눈에 띄었다. 한 관계자는 “한동안 저렴한 조건에 휴대폰을 사기 힘든 ‘빙하기’였는데 SKT 해킹 사태 이후로 갑자기 좋은 조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입자 쟁탈 과정에서 통신사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SKT는 지난 7일 불법 보조금과 공포 마케팅을 이유로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의 허위·과장 광고 등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실태점검을 진행 중이다.

15일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플립7 시리즈의 사전예약이 시작되고, 22일 단통법이 폐지되면 시장은 더 출렁일 전망이다. 다만 과거 단통법 시행 이전과 달리 현재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대폭 줄어든 것이 변수다. 과거만큼 제조사 지원금이 대폭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소위 ‘대란’으로 불리는 파격 보조금은 없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SKT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에 따라 연말까지 대규모 제휴 할인을 제공한다. 8월 1∼10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 무료 쿠폰을 주고, 8월 11∼20일에는 파리바게뜨 전 제품에 대해 최대 1만원까지 5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8월 21∼30일에는 도미노피자에서 배달 50% 포장 6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연말까지 SKT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기존 고객과 동일하게 이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SKT가 해킹 사태에 대한 고객 보상 차원에서 진행하는 ‘T 멤버십 고객 감사제’이지만 고객 이탈을 막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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