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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지 않은 것(?)’이 나왔다…50년 전 타임캡슐 열었더니

입력 : 2025-07-13 15:47:15 수정 : 2025-07-13 15:47:14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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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에 ‘세계에서 가장 큰 타임캡슐’이 만들어졌다. 다양한 것이 묻혔고, 그 위에는 피라미드 등 구조물이 들어섰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나 타임캡슐이 열렸다. 그 안에는 자동차를 비롯해 후손들에게 남긴 편지 등이 잘 보존돼 있었다. 

 

‘세계 최대 타임캡슐’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 타임캡슐이 50년 만에 개봉됐다. 1975년형 쉐보레 베가와 가와사키 엔듀로 오토바이, 편지 등이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NBC 뉴스 화면 캡처

 

13일 N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수어드 타임캡슐은 이달 초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50년 만에 개봉됐다. 

 

수어드 타임캡슐은 가구점 주인 해럴드 데이비슨이 주도한 것으로, 습기를 막기 위한 환기 시스템까지 설계해 만들었다. 세계기록아카데미로부터 ‘세계 최대 타임캡슐’ 인증을 받았다. 1983년 다른 타임캡슐에 세계 최대 타이틀을 빼앗기자 캡슐 위에 콘크리트 피라미드를 추가로 건설해 다시 기록을 되찾았다. 

 

해럴드 데이비슨의 딸인 트리시 데이비슨 존은 “아버지는 손주들이 1975년의 삶을 기억할 수 있길 바랐다”며 “그는 삶을 사랑했고, 모든 일을 크게 벌이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 타임캡슐에서 나온 1975년형 쉐보레 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 타임캡슐에서 나온 1975년형 쉐보레 베가 내부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타임캡슐에서는 50년간 보관돼 있던 1975년형 쉐보레 베가(Chevrolet Vega)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나왔다. 보닛 앞부분에 약간 녹이 있긴 했으나 양호했다. 밝은 노란색 외관에 투도어 노치백 스타일이다.

 

GM 전문 매체 ‘GM오소리티’는 “한번도 주행하지 않은 ‘제로 마일’ 차량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클래식카를 넘어 시간을 초월한 역사적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쉐보레 베가는 쉐보레의 부끄러운 유산이기도 하다. 1970년 출시된 뒤 1971년에는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으나, 낮은 가격 유지를 위한 노력 탓에 각종 결함과 신뢰성 등 온갖 문제에 시달리며 GM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비운의 차량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버즈’는 2020년 잊어야 할 쉐보레 모델 10선 중 1위로 베가를 꼽기도 했다. 

 

타임캡슐에는 약 3000명의 사람이 보낸 편지와 소포, 사진, 테이프 등이 함께 들어있었다. 애완용 돌(Pet Rock)과 1975년 유행했던 청록색 정장도 있었다. 대부분 잘 보존돼 있었지만, 일부 종이봉투 등은 손상돼 이름을 식별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 타임캡슐에서 나온 각종 편지와 사진들.  NBC 뉴스 화면 캡처

버니지아주에서 왔다는 크리스 게일런은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10대였고, 이제 60대가 돼 다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게일런은 그 속에서 어머니의 편지를 50년 만에 찾았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기를 바란다. 여러 면에서 풍요로운 삶이었기를”이라고 적었다. 게일런은 NBC에 “어머니가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면, 그분이 저와 제 형제를 위해 바랐던 많은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임캡슐에 있던 유물들은 해럴드 데이비슨이 운영하던 ‘하우스 오브 데이비슨(House of Davisson) 가구점’의 원래 위치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신청을 받아 주인에게 돌려주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수어드 타임캡슐에서 나온 가와사키 엔듀로 오토바이. KLKNTV 뉴스 화면 캡처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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