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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서 결속 재확인 ‘한미일’ vs “러 무조건 지지” 확언한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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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3 15:43:56 수정 : 2025-07-13 15:43:55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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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한·미·일이 결속을 다졌고, 처음으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불참한 북한은 러시아와 한층 더 가까워진 관계를 과시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계속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52mm 기준 1200만발 규모로 지원이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13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RF에 결국 북한 대표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에 2000년 가입한 지 처음으로 아예 참석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북한이 현실적으로 러시아와의 양자 외교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북한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원산으로 초청, 러시아 관광객 유치 의도를 드러냈다.

 

러시아 외무부가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 원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로(북러) 두 나라는 동맹관계 수준에 부합되게 모든 전략적 문제에 대해 견해를 함께 하고 있으며 두 나라 사이에 구축된 높은 전략적 수준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제공

13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원산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접견에서 "조로(북러) 두 나라는 동맹관계수준에 부합되게 모든 전략적 문제들에 대하여 견해를 함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접견에 앞서 진행된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 간 '2차 전략대화' 결과를 보고받은 뒤에는 "우크라이나사태의 근원적 해결과 관련하여 로씨야 지도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들을 무조건적으로 지지성원할 용의"를 확언하면서 "로씨야련방의 륭성번영을 위한 성업수행에서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발언했다.

 

라브로프 장관 역시 김 위원장에게 국제무대에서 북러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과 공동보조를 보다 강화할 입장"이라고 화답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관련 조율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러시아에 계속해서 무기 지원을 하고 있다고 파악된다. 이날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까지 포탄 등을 실은 컨테이너 2만8000여개를 러시아로 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의 러시아 포탄 지원 규모에 대해 "152mm 단일 탄종으로 환산하면 1200만여발 이상으로 평가된다"고 추산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북한은 포탄에 이어 미사일과 자주포, 전투 병력까지 총동원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무기) 비축량이 거대하고 24시간 내내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는 탄약의 약 40%를 북한제로 추정했다.

 

북한이 빠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는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3국 협력의 중요성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회의 성사 배경에 대해 "기본적으로 3자 간 협력의 전략적 가치, 필요성에 대해선 3국 간 상당 기간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은 한반도 및 지역 정세, 한미일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하며 각종 사안에 대한 인식을 큰 틀에서 공유했다. 3국 발표문 내용을 종합하면 북한 비핵화 문제,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 에너지·디지털·조선·핵심광물 공급망·인공지능(AI)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중인 신임 외교장관을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박윤주 외교차관은 이 자리에서 강력한 대북억제를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며 긴밀히 협력하자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한국 정부 의지를 반영하듯 이번 ARF 회의 의장성명에서는 지난 3년간 이어졌던 북핵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sation) 표현이 빠져 눈길을 끌었다. 그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를 끌어내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을 주목했다”고만 등장해 ‘CVID‘에서 수위를 낮춘 ‘CD’가 포함됐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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