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즉각 해명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비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강 후보자가 보좌진을 집사처럼 부렸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 갑질 의혹이 사실이라면 장관 자격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강 후보자는 지금 즉각 갑질 의혹에 대해서 해명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강 후보자가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기 집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고장 난 변기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갑질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21대 국회 당시 강 후보자의 보좌진으로 일했던 A씨는 “집에 쓰레기가 모이면 그냥 갖고 내려오더라”라며 “치킨 먹고 치킨 남은 거, 만두 시켜 먹고 만두 남은 거, 뭐 일반 쓰레기들 다 섞여 있었다. 국회나 지역구 사무실에 가져와서는 보좌진이 정리하게 했다”고 했다. 이 보좌진은 쓰레기 상자를 받아 자신이 직접 분리해서 버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좌진도 강 후보자가 자택의 고장 난 화장실 변기를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보좌진이 강 후보자 집에 찾아가보니 변기에 설치된 비데의 노즐이 고장 나 물이 계속 새어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해당 보좌진이 직접 수리업체를 불러 수리를 했다고 전해졌다.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보좌진을 46차례나 교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강 후보자의 보좌진 채용 내역에 따르면 강 의원실은 최근 5년간 51명을 임용했고 46명을 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여기에는 강 후보자가 보좌진을 면직했다가 다시 채용했거나 내부에서 승진한 사례가 포함됐을 수 있다.
이 같은 의혹에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논평을 내고 “양두구육 후보자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했다. 이어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반복적으로 가사 노동을 강요하고 업무와 무관한 허드렛일을 수행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직장 내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강 후보자는 지난 2020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다며 ‘태움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며 “앞으로는 갑질 근절과 약자 보호를 외치면서, 뒤로는 자신의 직원을 집사처럼 부려 먹은 양두구육의 행태”라고 했다.
개혁신당 역시 강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신 나간 여왕 코스프레를 하는 국회의원을 장관으로 쓸 수 없다”며 “한 달에 한 번꼴로 보좌진을 갈아치운 것부터 이미 정상적인 의원실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여성가족부의 공무원들이 추가적인 갑질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대통령은 즉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강 후보자는 피해를 입은 전 보좌진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가사도우미가 있어 집안일을 보좌진에게 시킬 필요가 없으며 변기 수리를 부탁한 적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전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강 후보자 관련해 부처 차원에서 입장을 낼 계획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후보자가 기회가 되면 청문회에서 다 말씀드리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