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에서 소심하거나 겁이 많은 남자를 비난하는 유행어인 일명 ‘하(下)남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권성동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안 의원이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혁신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인적 청산 논란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7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적 청산 문제 등 당 쇄신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끝에 혁신위원장직을 던지고 전당대회 출마로 선회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은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을 틈타 동료 의원들을 희생양 삼아 본인의 당대표 당선을 노렸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안 전 위원장이) 의원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는 ‘전당대회 출마는 절대 없다’고 공언하더니 주말 사이 한 전 대표를 폄훼하는 일부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혁신위 철수 작전’을 실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얼굴 나오는 인터뷰에서는 ‘특정인을 지목한 적 없다’고 하면서도, 뒤에선 ‘권성동·권영세가 맞다’고 한다. 얼굴 보고는 하지 못할 말을 뒤에서 하는 것, 그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냐”며 “이런 ‘하남자 리더십’으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저격했다.
앞서 안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자신이 주장한 ‘인적 쇄신론’의 대상자로 ‘쌍권’(권영세·권성동)이 지목된 데 대해 공개적인 논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단 한 번도 어떤 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두 의원이 인적 쇄신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해석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어쨌든 정치적인 책임을 진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권 의원의 ‘하남자 리더십’ 지적에 대해서도 짧고 굵게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남자?”라는 짧은 문장과 함께 지난해 12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에서 홀로 본회의장 자리를 지킨 사진을 올렸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고 표결 직전 단체 퇴장했으나, 안 의원은 소신에 따라 투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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