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민원 20% 차지… 불편 개선 박차
DL이앤씨 ‘D-사일런스 서비스’ 본격 확대
벽면 센서로 진동 감지… 알림 울려 경고
롯데건설, 진동 발생 충격 저감 장치 개발
구축에도 간단히 시공… 상용화 작업 착수
층간소음으로 인한 입주민 불편 사례가 잇따르자 건설업계가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앞다퉈 공을 들이고 있다. 소음 차단 효과가 큰 바닥구조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층간소음 알림 시스템이나 ‘노이즈 캔슬링’ 기술에 착안한 소음 저감 장치 등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층간소음 알림 시스템인 ‘D-사일런스 서비스’의 시장 적용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고 9일 밝혔다.

층간소음 알림 시스템인 이 서비스는 아파트 거실과 팬트리(수납공간) 벽면 등에 설치한 센서가 일정 수준 이상의 바닥 진동을 감지하면 월패드로 자동 알림을 보내는 구조다. 월패드는 신축 아파트에 설치되는 홈 네트워크 기기로, 집 내에서 방문객 출입 통제, 가전제품 제어 등의 역할을 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각 세대가 층간소음 기준치를 벗어나는 소음을 낼 경우 자동으로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알림을 울려 경고를 하는 방식으로, 이웃집이 자연스럽게 층간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환경부 층간소음 기준(39㏈(A)) 이상의 소음을 발생시키는 진동이 10초에 3회 이상 발생 시에는 ‘주의’ 알림을, 10초에 6회 이상 발생하면 ‘경고’ 알림이 울리게 된다. 고성능 바닥구조를 적용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고, 층간소음 유발 세대가 스스로 주의토록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DL이앤씨의 한 관계자는 “다각도로 고민해서 정보기술(IT)로도 층간소음 문제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세대별 층간소음 알림 통계 서비스를 기반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층간소음 분쟁 해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DL이앤씨가 수주에 성공한 서울 용산구 ‘아크로 한남’과 다음달 분양을 앞둔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 등 주요 단지에 이 서비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건 층간·벽간소음 문제가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생활 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가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민원 10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층간·벽간소음 등 소음 문제가 전체의 20%에 달해 주차(3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층간소음 관련 규제가 꾸준히 강화되는 추세인 점도 건설사들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구축 아파트에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능동형 진동 제어’ 기술을 이용한 층간소음 저감 장치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음향제어 전문기업 세이렌어쿠스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장치는 공동주택 위층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그 충격을 상쇄하는 진동을 발생시켜 층간소음을 저감하는 방식이다. 주변 소음을 인식해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에서 실마리를 찾았다고 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은 천장 마감 내부에 간단히 시공할 수 있어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층간소음에 취약한 구축 아파트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하반기 현장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더욱 높이고, 안정성 등을 추가로 검증한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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