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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돌보는 ‘영케어러’…대학 진학률 낮고 병원도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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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9 10:03:36 수정 : 2025-07-09 10:03:35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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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이하 30%∙의료 미충족율 일반 청년 대비 5배

어린 나이에 가족을 돌보는 일명 ‘영케어러’가 대학 진학률이 일반 청년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제때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족돌봄청년의 실태와 미충족 의료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가족돌봄청년은 가족을 돌보지 않는 청년에 비해 미충족 의료를 경험할 가능성이 최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어르신의 손을 꼭 붙잡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뉴시스

연구팀은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19∼34세 1만4966명을 가족돌봄청년인 집단과 아닌 집단으로 나눈 뒤 이들의 인구학적 특성과 미충족 의료 경험 가능성 등을 비교·분석했다. 전체 1만4966명 중 가족돌봄청년은 82명으로, 남성이 32명이며 여성은 50명이다. 이들 중 34명(41.46%)이 19∼24세였다.

 

가족돌봄청년 중 취업자는 57명으로, 69.51%였다. 23명(28.05%)는 비경제활동자이고, 2명(2.44%)은 무직이었다.

 

가족돌봄청년은 대학 진학률이 현저히 낮았다.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인 경우가 가족돌봄청년은 30.49%에 달했다. 일반 청년(13.83%)보다 16.66%p나 높았다. 반면 ‘대학교 재학 혹은 자퇴’라는 응답은 가족돌봄청년은 19.51%, 일반 청년은 31.70%였다. 연구팀은 “가족돌봄청년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에 해당하는 비율이 높고 대학교에 재학하거나 자퇴한 비율은 낮았다”며 “가족돌봄청년 중 학업에 큰 어려움을 느끼며 진학을 포기한 청년이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가족돌봄청년의 46.4%는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일반 청년은 32.46%에 그쳤다.

 

아울러 가족돌봄청년은 의료 접근성에서도 멀었다. 불가피한 경제적·사회적 환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미충족 의료’를 경험할 가능성이 일반 청년과 비교해 최대 4.9배에 달했다.

 

가족돌봄청년은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사용 빈도도 높아 불안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돌봄청년의 수면제 사용경험은 10.98%, 신경안정제 사용경험은 14.63%였다. 반면 일반 청년의 수면제 사용은 3.47%, 신경안정제 복용은 3.7%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가족돌봄청년은 돌봄 역할 수행으로 정신적·경제적으로 부담을 질 뿐만 아니라 건강권의 측면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가족돌봄청년의 정신건강 취약성을 고려한 정서적 지지 체계와 실질적인 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의료복지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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