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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급식에 미술용 물감 넣었다”…中 납중독 아동 223명 충격

입력 : 2025-07-09 08:05:00 수정 : 2025-07-09 08:05:00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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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치아 변색·흰머리·구토 증세
유치원 급식 반죽에 물감 투입하는 CCTV 화면. 간쑤성 톈수이시의 유치원 조리실 CCTV에 포착된 장면. 관계자가 미술용 물감을 희석한 뒤 급식 반죽에 첨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유치원에서는 200명이 넘는 아동이 납중독 판정을 받았다.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동영상 캡처.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급식에 미술용 물감을 넣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동 200여 명이 납중독 피해를 입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8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 유치원 원생 중 납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아동은 총 223명에 달한다. 이는 구토·복통·탈모 등 이상 증상을 보인 20여 명을 시작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조사 결과 유치원 측은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온라인에서 구매해 희석한 뒤, 일부 급식 메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음식은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로, 겉보기에도 지나치게 화려한 색상을 띠고 있었다.

 

해당 식품에서 검출된 납 함량은 각각 152mg/kg과 1340mg/kg으로, 중국 국가 기준치(0.5mg/kg)를 수백 배 이상 초과한 수치다. 당국은 유치원에서 미술용 물감이 숨겨져 있던 것을 확인했으며, 포장에는 ‘식용 불가’ 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유치원 원장을 포함한 관계자 8명이 형사 구금된 상태다.

 

중국 질병 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의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 이하지만, 피해 아동의 다수는 200~500㎍/ℓ 수준으로, 중독 상태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분류된다.

 

중국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 다니던 아동이 납중독 판정을 받은 뒤, 치아 변색 등 이상 증상을 보여 부모가 병원에서 촬영한 사진. 중국 매체 지무뉴스 캡처

 

한 학부모는 “6살 딸아이가 흰머리가 나고 치아가 검게 변색돼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 284.9㎍/ℓ로 판정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항의에 나선 학부모들에게 일부 교사는 “우리도 두통과 메스꺼움을 겪었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으나,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현재 피해 아동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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