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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서 앉은 채 사망…서울 117년 만의 폭염에 인명피해 더 늘라

입력 : 2025-07-08 17:26:53 수정 : 2025-07-08 17:26:52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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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아파트 공사장에서 베트남 국적 20대 일용직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온열질환으로 추정된다. 전국이 폭염에 휩싸이면서 올해 온열질환으로 인해 벌써 7명이 목숨을 잃었다. 

 

8일 경북소방본부와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0분쯤 구미시 산동읍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A(23)씨가 앉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신고했다. 

 

광주 서구 금호동 한 공사장 앞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얼음물을 마시고 있다. 무더위 속 작업을 하다 쓰러지는 환자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된다.  광주=연합뉴스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은 40.2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국적의 A씨는 이날이 첫 출근이었다. 

 

경찰과 보건 당국은 A씨의 발견 당시 체온 등을 이유로 사망 원인을 온열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명피해가 커지면서 예방과 대비가 중요해졌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98명이었다. 5월15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환자는 977명이다.

 

지난해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부터의 수치만 보더라도 환자는 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8명의 2배다.

 

사망자는 지난해 3명이던 것이 올해 7명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구미 아파트 공사장 노동자는 아직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온열질환 예방수칙. 질병관리청 제공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물), △시원한 곳에서 지내며(그늘),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어르신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산업·작업 현장에서는 △물 제공 △바람·그늘 확보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보냉장구 비치 △응급조치 체계 구축 5대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8일 서울 시내 한 스크린에 온도 37.3도가 표시돼 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7.7도로 117년 만에 7월 상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낮 최고기온은 37.7도로,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래 7월 상순(1∼10일) 기온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과 부산, 대전도 기온이 각각 35.6도와 34.5도, 36.3도까지 올라 역대 7월 상순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이외 강원 원주(최고기온 35.4도)와 인제(34.8도), 경기 수원(35.7도)과 이천(36.8도), 충북 충주(35.2도)와 청주(35.7도), 충남 서산(36.5도)·천안(35.4도)·보령(35.9도)·부여(36.3도), 전북 고창(35.8도), 전남 목포(33.9도)와 영광(35.3도) 등에서도 이날 기상관측 이래 7월 상순 최고기온 1위 신기록이 수립됐다.

 

경기 파주시(광탄면 신산리)와 광명시(철산동)는 각각 40.1도, 40.2도로, 자동기상관측장비 측정 기온이 40도를 넘겼다. 

 

1904년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한 이래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홍천에서 기록된 41도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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