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지방선거 개입 의혹도 수사
건진법사 관련 국수본 자료 압수
삼부토건 재건사업 관련자 소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연루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은 첫 강제수사 사건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해 조사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8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수도권 자택,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 등 10여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문서와 PC 파일 등을 확보했다. 윤 의원이 공천개입 의혹으로 강제수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의원은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사건으로 수개월 전 창원지검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대선 이후 다시 압수수색까지 하는 것에 대한 의도와 이유를 잘 모르겠다. 특검에서 요청이 오면 앞으로도 당당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김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국회의원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김 전 의원은 두 의혹에 모두 연루돼 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보선 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고, 김 전 의원과 김 전 검사는 각각 윤 전 대통령과 김씨가 명씨를 통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들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와 통화에서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압수수색을 계기로 특검 수사 대상의 큰 갈래 중 하나인 명태균 의혹 수사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평택시장과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명태균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의 참고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검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대상으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압수수색은 경찰로부터 업무협조 차원에서 자료를 임의 제출받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한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과거 통일교의 외환관리법 위반 의혹 수사를 무마하려고 로비를 했다는 진술의 진위를 살피려는 취지로 알려졌다. 특검은 해당 의혹과 관련, 강원 춘천경찰서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과 신규철 전 삼부토건 경영본부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단체로, 2023년 5∼7월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계기를 제공한 곳이다. 특검은 9일과 10일엔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와 이일준 회장(대주주)을 각각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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