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마약 200만명분 밀반입 시도 국제조직 검거

‘롤스로이스男’이 투약했던 마약
국정원, 말레이 당국과 공조수사
조직 총책 등 4명 현지에서 체포

국가정보원은 8일 2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신종 마약을 매달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이날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신종 마약인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반입하려 한 국제 마약조직의 총책 등 4명을 지난달 19일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 한 싱가포르인 국제마약조직 총책 등 일당 4명을 지난 6월 19일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8일 발표했다. 국정원과 현지 수사당국은 검거 과정에서 합성마약 카트리지 4천958개(9.42L)와 전자담배 포장용 종이박스 3천여개를 압수했다. 사진은 압수한 합성마약 카트리지. 국정원 제공

국정원에 따르면, 조직 총책인 싱가포르 국적의 아이번(31) 등 일당은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해 에토미데이트를 코카인과 혼합한 뒤 액상형 전자담배에 주입해, 매달 약 2만개(200만명 동시 투약 분량)를 국내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과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은 검거 과정에서 5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합성마약 카트리지 4958개(23억원어치)와 전자담배 포장용 종이박스 3000여개도 압수했다. 특히 환각효과와 중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토미데이트에 코카인을 추가한 정황에 주목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에토미데이트는 국내에는 2023년 벌어진 이른바 ‘롤스로이스남(男)’ 사건의 피의자가 투약한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국내에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신마취제로 분류돼 있으며 아직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국정원은 불법으로 제조된 에토미데이트의 경우 성분과 함량이 불분명해 사망 등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도 지난 5월 성분과 함량을 알 수 없어 인체에 치명적인 전자담배형 에토미데이트가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고 케타민 등 합성마약 성분이 혼합된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국정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종마약을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카르텔을 해외에서 선제적으로 무력화한 최초의 사례”라며 “새 정부의 최우선 가치인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해 국제범죄 조기 경보 활동을 빈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