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日 먼저 타결 땐 韓·美 협상 ‘불리’… 정부·산업계 촉각 [트럼프 관세 서한]

입력 : 2025-07-08 18:28:26 수정 : 2025-07-08 21:17:47
박유빈 기자 yb@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日 농수산물 시장 개방해야 가능
타결 땐 美, 韓도 같은 논리 전망
“경쟁국보다 유리한 협상 쉽지 않아”

산업계선 수출 대폭 감소 가능성
“대기업보다 중기 버틸 힘 떨어져
관세율 최대한 줄여줘야”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8월1일부터 한국산 수입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는 관세서한을 공개하자 정부와 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동일한 관세율로 서한을 보냈는데 만약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타결한다면 우리나라는 더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신학 1차관 주재로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 관세조치 통보에 대응해 현재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주요 경제단체 및 기업, 업종별 협회, 연구기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관세조치가 우리 주요 산업 및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 관세 조치 통보 관련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문 차관은 “정부는 다음달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상황에서 미국 측과 남은 기간 동안 집중적인 협상을 통해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피해업종 지원 및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수출 기업 애로 지원과 수출 다변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2일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했던 미국은 부과 시기를 90일 유예해 7월9일 0시 1분부터 발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까지도 관세 협의 진척이 더뎠던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관세서한을 받을 확률이 높았다.

 

실제로 관세서한을 받았음에도 당장 산업계에 크게 우려할 만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현재까지 대미 수출 등 수출 실적이 나쁘진 않지만 앞으로는 더 나빠질 수 있다”라며 “내실을 기해야 하지만 점점 수출 여건이 안 좋아지고 있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을 산업계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허정 서강대 교수(경제학) 역시 “당장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진 않겠지만 8월부터 이 관세율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수출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허 교수는 “관세가 부과되면 기업은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데,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공급 가격을 낮추는 것뿐”이라며 “대기업은 어느 정도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해 값이 25%까지 안 오르게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타격이 더 커서 정부가 이후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견뎌낼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관세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관세율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은 한·일을 포함, 14개국에 관세서한을 발송했다. 유럽연합(EU)과 인도는 서한을 받지 않았으며 미국과 합의를 마친 베트남도 수신국에서 빠졌다. 허 교수는 EU와 인도는 시장상황이 우리나라와 차이가 커 시장을 개방해도 내수 기업이나 제조업이 받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보다는 미국과 일본 간 관세협상 타결 속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농수산물 시장을 개방해야만 미국과 협상이 타결될 상황이라 농축수산물 개방 압박을 받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며 “만약 일본이 협상에 성공한다면 그건 시장을 개방했다는 전제가 있고 그 경우 미국은 우리에게 일본을 ‘개방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이럴 가능성은 낮지만 결과가 같다면 당연히 일찍 (타결)하면 기업도 바뀐 상황에 준비하고 신규 거래를 이어갈 수 있어서 좋다”며 “그러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속도와 내실이 경쟁국보다 유리하게 나올 수 있도록 협상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민 ‘매력적인 미소’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