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6주 계약… 정식계약 전환 가능성
일반적인 한국의 직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정규직의 자리를 빼앗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냉혹한 프로야구 세계는 다르다. 일시 대체 선수가 붙박이 선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가 그럴 조짐이 엿보인다. 한화는 2025시즌 외국인 타자로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을 선택해 시즌을 맞았다. 플로리얼은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조금씩 한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팀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오른쪽 손등 골절로 지난달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화는 그 자리를 대신할 6주짜리 ‘단기 알바생’을 영입했다. 루이스 리베라토(30)다. 급히 데려왔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반전이 펼쳐졌다. 리베라토는 적응 기간도 필요 없다는 듯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플로리얼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한화 구단이 교체를 고민할 정도다.

지난달 22일 KBO리그에 데뷔한 리베라토는 7일까지 12경기에 나서 타율 0.420(50타수 21안타)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장타율이 0.640에 달하면서 OPS(출루율+장타율)가 1.130이나 된다. 그가 특히 위력적인 건 찬스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이 0.667이나 된다. 결승타만 벌써 2개로 3개인 플로리얼에 육박하고 있다. 리베라토가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씩 터뜨려 준 덕에 한화가 전반기를 선두로 마칠 수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면 플로리얼은 부상 전까지 65경기 타율 0.271(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OPS 0.783으로 수치상 리베라토에 크게 뒤진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222에 불과하다. 플로리얼이 리베라토보다 눈에 띄게 앞서는 성적은 도루다. 리베라토가 아직 한 개의 도루도 성공하지 않은 반면 플로리얼은 13개를 기록 중이다.
한화는 플로리얼이 복귀하는 25일까지 리베라토의 활약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도 리베라토의 방망이가 식지 않는다면 플로리얼의 교체 가능성은 커진다. 이미 한화는 지난해 리카르도 산체스의 일시 대체 선수로 6주 계약을 맺고 왔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와 정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와이스는 올해도 재계약해 전반기에 10승을 올리며 한화가 선두를 달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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