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8일 한국 새 정부 하에서도 한·일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이임 인사차 총리관저를 방문한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 이 같은 뜻을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박 대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시바 총리에게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하는 셔틀외교가 자주 이뤄지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양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와 관련 “이시바 총리가 약 10분간 예방을 받고 박 대사가 재임 기간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양국 간 이해를 넓힌 점 등에 경의를 표했다”고 정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박 대사는 이임을 앞두고 요미우리신문과도 인터뷰를 갖고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진 한·일 정상통화와 양자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가 중요하고 한·미·일 공조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온 것은 “좋은 신호”라며 “정상 간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셔틀외교는 양 국민을 안심시켜 (한·일 관계의) 강한 버팀목이 된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미·중 갈등 격화, 북·러 군사동맹 등 국제환경의 변화와 관련해 “우리가 중시하는 평화·번영을 유지하려면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넓은 시야로 세계를 보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 간에 과거사 문제의 불씨가 남아 있는 데 대해서는 “역사 문제와 협력 안건을 분리해 대응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윤석열정부 이후) 지금까지의 3년이 이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이른바 ‘제3자 해법’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 일본도 당사자 기업이 아니더라도 (재단 기부 등을 통해)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한다”며 “일본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사 표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출신인 박 대사는 윤석열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뒤 지난해 8월 부임했다. 박 대사는 새 정부 들어 주요 공관장에게 내려진 이임 지시에 따라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사는 전날 하야시 관방장관, 이날 이시바 총리를 만나는 등 이임 인사 차 이시바 내각 주요 각료들과 면담을 진행 중으로,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나가타니 겐 방위상 등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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