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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권’ 청산 거부되자 사퇴… 野 당권 판 흔드는 안철수

입력 : 2025-07-07 19:03:18 수정 : 2025-07-07 21:22:17
조병욱·백준무·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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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혁신위 출범도 못하고 좌초

전임 지도부 권영세·권성동 출당 요구
安 “인적쇄신안 비대위서 안 받아들여
혁신위원도 합의 안 된 인사 통과시켜
혁신위 해도 당에 큰 해가 될 거라 판단”
전대 선거 규칙 개정·세 규합 나설 듯
당, 8월 19일 청주서 전대 개최 검토

대선 패배와 계엄·탄핵 여진을 수습하기 위해 출항을 준비하던 ‘안철수 혁신위원회’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좌초하면서 당은 심각한 후폭풍을 겪게 됐다. 안철수 의원이 당 주류 핵심인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을 ‘인적쇄신’의 타깃으로 정조준한 만큼 이에 따른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혁신위원장직 박차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와 당대표 선거 출마 배경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사퇴의 핵심 이유로 당 지도부의 인적쇄신 거부를 꼽았다. 안 의원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적쇄신 대상이) 두 분이라고 말하겠다. 인적쇄신안을 비대위서 받을 수 있는지 그 의사부터 타진했는데 주말 동안 여러 번 의견을 나누면서 결국은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패하고 우리 당에 더 큰 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안 의원은 인적쇄신의 대상을 묻는 말에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이라며 대선 후보 교체와 관련한 사람이라고 했다. 대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권영세, 권성동 의원을 사실상 지목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들의 출당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도 “탈당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를 생각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당내 최대 기득권인 영남권 의원들은 인적쇄신 대상으로 거론하지 않아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분화를 겨냥한 전략적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의 구심점이 사라져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 대한 의원들의 셈법이 각기 다른 만큼 새롭게 헤쳐모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친윤과 두 명의 인적 청산을 요구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친윤이나 이런 계파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중간 과정에서 어떤 말씀이나 오해가 있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모실 때 말씀하신 걸 최대한 존중해서 일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책임질 부분, 누가 책임져야 될지 등등은 백서에서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인준한 혁신위원 인선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합의되지 않았던 인사를 통과시키겠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전체적으로 합의된 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안 의원 기자회견 전에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위원장은 안 의원, 위원은 재선 최형두 의원,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이라며 “나머지 1인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추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위원 중 일부는 안 의원이 동의하지 않은 인사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당초 혁신위원으로 당내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의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비대위원을 지낸 광주 동·남을 박은식 당협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발표 명단에서 이들의 이름이 빠진 것이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대위는 이번 혁신위에서 저와 박 위원장을 콕 집어서 빼냈다”며 “가장 강하게 당을 비판해왔고 쇄신을 요구해왔던 저희만 쏙 빠진 의도는 명백하다. 진심으로 당을 혁신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전략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김정재 정책위의장과 대화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기존 입장을 번복한 만큼 ‘인적쇄신’을 내걸고 전당대회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적쇄신 요구와 함께 윤석열정부 시절 당심 100% 반영으로 바꾼 선거 규칙 개정에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중도, 수도권, 청년을 담기 위해서 윤석열정부에서 바꿔버린 당헌·당규를 복구시킴은 물론이며 정당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전당대회에서 현재 당원 투표 100%인 선거 규정을 민심(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안 의원 측은 최근 대구와 부산, 수도권 등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던 민심투어를 재개하며 자신의 주장을 알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혁신위 구성 과정에서 접촉한 인사들을 바탕으로 지난 대선에서 단기필마로 경선을 치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세력을 규합하는 노력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8월19일 충북 청주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안 의원 외에 당내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당대표, 5선 나경원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재선 장동혁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재출범은 불투명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다시 논의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차기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새로운 혁신위 출범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조병욱·백준무·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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