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대신 직접 칼을 들겠다”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위해 띄운 혁신위원회가 정식 출범도 못한 채 좌초했다.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던 안철수 의원은 인적 쇄신이 무산됐다고 밝히며, 내정 5일 만에 돌연 사퇴하고 당대표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안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 국민의힘 혁신 당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다”며 “하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사퇴 이유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적 쇄신을 거부한 점을 들었다. 안 의원은 “먼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 당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중도, 수도권, 청년을 담기 위해서 윤석열정부에서 바꿔버린 당헌·당규를 복구시킴은 물론이며 정당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일 혁신위원장 내정 직후 발표했던 ‘전대 불출마’ 선언을 뒤집은 것이다.
안 의원의 기자회견 30여분 전 혁신위원 6명의 인선안을 의결했던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안 의원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선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오후엔 취재진에게 “전대가 앞으로 훨씬 흥행이 잘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지 않느냐”며 “(안 의원과) 서로 간 견해 차이가 있다뿐이지 혁신하겠다는 것은 똑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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