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회의장 출신 이력 눈길
‘수리남’이란 제목의 드라마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구 60만명의 남미 수리남에서 1975년 독립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수리남 국회는 6일(현지시간) 수도 파라마리보에 있는 의사당에서 특별 본회의를 열어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71) 국민민주당(NDP) 당대표를 5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의회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수리남에서는 국회의원 51명 중 3분의 2(34명) 이상의 선택을 받아야 당선될 수 있다.

NDP는 지난 5월 선거(선거구별 비례대표제)에서 18석을 차지해 5년 전 중도좌파 성향 진보개혁당(VHP)에 내줬던 원내 1당 지위를 되찾았다. 이후 NDP는 과거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던 수리남국민당(NPS)을 포함한 5개 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34석을 확보했다. 17석에 그친 VHP는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아 시몬스 당대표는 단독 후보로 출마해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리남에 여성 대통령이 나온 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취임식은 16일에 열리며 임기는 2030년까지다.
시몬스 당선인은 당선 직후 “제가 가진 모든 지식과 힘을 동원해 우리의 부를 국민 모두에게 제공하겠다”며 “젊은이들과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수 정당과 연립한 상황을 의식한 듯 “어떤 직위든, 어떤 정당이든, 어디에 속한 구성원이든 국가를 위한 기여는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PS 소속 그레고리 루슬란트 전 천연자원부 장관은 연정 구성에 참여해 부통령에 올랐다.
수리남 국회에 따르면 의사 출신인 시몬스 당선인은 1996년부터 국회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올해까지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2010부터 10년간은 국회의장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해부터는 NDP의 당대표를 맡았다.
수리남은 면적 기준 남한보다 1.6배 큰 국토(16만3000㎢·90%가량은 열대우림)에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으나, 수년 전에 유전이 발견되면서 나라 안팎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28년 상반기부터 수리남에서 일 생산량이 22만배럴에 달하는 105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해상 석유 생산 프로그램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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