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0개월 만에 새 월드투어 돌입
첫 무대 팬 7만8000명 환호성 가득
개성 가득한 솔로곡 무대 눈길 잡아
2년 8개월 만의 신곡 ‘뛰어’도 공개
카우보이 연상 웨스트 사운드 매력적
LA·시카고 등 16개 도시서 대장정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솔로 활동을 마치고 완전체로 뭉친 블랙핑크는 지난 5∼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의 포문을 열었다. 이틀간 팬 7만8000명이 함께 무대를 즐겼다.
공백기 동안 솔로 활동에 주력했던 멤버 제니, 지수, 로제, 리사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이며 ‘월드 클래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도 공연장에는 블랙핑크를 상징하는 검은색과 분홍색 의상, 소품을 착용한 팬들이 망치 모양의 공식 응원봉 ‘뿅봉’을 흔들며 공연 시작 전부터 고양종합운동장 전체를 환호성으로 가득 채웠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대형 전광판에 이번 월드투어 ‘데드라인’의 영상이 나온 뒤 크레인 위로 멤버 4명이 등장했다. 블랙핑크는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와 ‘핑크 베놈(Pink Venom)’을 연달아 선보이며 순식간에 관객들을 압도했다. 멤버 4명이 짧은 자기소개를 마친 뒤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불장난’ 등으로 숨 쉴 틈 없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홀로서기를 이뤄낸 멤버들은 1년 10개월 전 월드투어보다 훨씬 풍성한 세트리스트를 선보였다. 지수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어스퀘이크(earthquake)’와 ‘유어 러브(Your Love)’를 부르며 고혹적인 매력을 뽐냈다. 리사는 ‘뉴 우먼(New Woman)’, ‘록스타(Rockstar)’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흰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의상을 입고 나온 제니는 ‘만트라(Mantra)’,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등을 선곡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로제는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3AM’을 부른 뒤 글로벌 히트곡 ‘아파트(APT.)’로 떼창을 유도하며 무대를 뛰어다녔다. 로제는 즉석에서 여성 팬 한 명을 무대 위로 초대한 뒤 마이크를 넘겨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이번 공연에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 이후 2년 8개월 만의 신곡 ‘뛰어’도 공개했다.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웨스턴 사운드와 강렬한 전자음악(EDM)이 결합된 색다른 매력으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신곡 음원은 다음 주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지수는 “이번에 단체 무대랑 솔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어서 떨렸다”고 말했다. 제니는 “첫 시작에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블랙핑크는 ‘뚜두뚜두(DDU-DU DDU-DU)’, ‘마지막처럼’, ‘포에버 영(Forever Young)’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솔로 무대를 포함해 총 25곡을 선보이면서 안정적인 라이브와 화려한 무대 매너를 유지했다. 공연 도중 솔로와 완전체 무대 전환 등을 위한 시간은 글로벌 활동으로 다져진 해외 댄스팀과 밴드 세션의 공연, 월드투어 홍보 영상 등으로 채우며 게스트 없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신나게 완성했다. 불꽃놀이와 폭죽, 화염, 컨페티, 드론쇼 등 다양한 무대 장치가 잘 어우러졌고, 대형 전광판 연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무대 중간중간 4분할로 나눈 화면은 마치 각 멤버의 개성을 담은 ‘직캠’(개인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는 듯했다. 공연장 안에서 환경 부담을 낮춘 종이팩 생수를 선보이고, 관객의 이동·숙박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유어 그린 스텝(YOUR GREEN STEP)’ 부스, 재활용 인식 개선을 위한 부스 등을 운영하는 등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공연 기획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장 밖에서는 남산서울타워·세빛섬·반포대교 등 서울 주요 명소를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핑크 에리어(PINK AREA)’ 이벤트가 진행되며 블랙핑크의 완전체 귀환을 기다리는 팬들을 설레게 했다.
블랙핑크는 고양 공연의 열기를 이어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토론토, 뉴욕, 파리, 밀라노 등 16개 도시, 31회차에 달하는 월드투어 대장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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