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지상 시험 중 폭발한 미국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잔해물이 환경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주선 발사와 폭발 여파로 멸종 위기종 동물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멕시코 지역 환경·동물보호 단체가 경고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멕시코 비정부기구(NGO) ‘코니비오 글로발’의 헤수스 엘리아스 이바라는 “수백만개의 로켓 잔해물이 멕시코 해안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으다”고 밝혔다. 수의사이기도 한 이바라는 특히 멕시코만 주변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거북(Kemp's ridley turtle)의 생태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켓과 연관된 진동이 거북알 부화를 막았다”면서 “바닷가 모래가 뭉쳐지면서 결국 깨어나지 못한 새끼 거북은 최소 300마리에 이른다”고 부연했다. 이바라는 또 큰 로켓 조각들은 제거되고 있으나, 해변 주변에 묻힌 쓰레기들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거북이 쓰레기 중 일부를 섭취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18일 미국 텍사스주 보카 치카 해변의 스페이스X로켓 발사장인 스타베이스에서 우주선 스타십의 로켓이 지상 엔진 점화 시험 중 폭발한 바 있다. 코니비오 글로발은 사고 이후 멕시코 쪽 해안 500m 구역에서 1t 이상의 ‘로켓 잔해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수거된 잔해물 중에는 녹슨 철재류, 스페이스X 라벨이 붙은 알루미늄 조각, 파란색 접착제 등이 있었으며, 4m 길이의 탱크 모양 물체도 확인됐다. 코니비오 글로발은 지금까지 관련 비용으로 2만6000달러(약 3500만원)를 지출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정부도 환경 오염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국경 근처에서의 로켓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국제법 틀 내에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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