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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전쟁·비는 주머니…'80주년' 유엔, 자축 커녕 존속 걱정

입력 : 2025-06-29 19:15:49 수정 : 2025-06-29 19: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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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재발 막자며 창설됐지만…지구촌 곳곳 포성 속 영향력 무색
트럼프 원조 삭감에 사상 최대 자금난…감원 칼바람에 암울한 80주년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 수립에 핵심 역할을 해온 유엔(UN)이 올해로 창설 80주년을 맞았지만 전례 없는 존속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유엔의 정치적 영향력은 갈수록 줄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지원금마저 줄어들면서 최악의 자금난마저 겪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 본부 회의장 모습. AP연합뉴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헌장 채택 80주년이었던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는 축하 대신 침울한 분위기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헌장 채택 80주년 기념 연설에서 "유엔헌장을 향한 전례 없는 공격을 목격하고 있다"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그간 전쟁, 기후 위기 등 각종 국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유엔의 '무용론'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지만, 최근에는 더 나아가 존속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제 사회에 대한 유엔의 영향력은 계속 줄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유엔과 그 산하 기구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유엔은 전례없는 자금난을 겪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국제 질서를 주도하려는 시도가 늘면서 유엔의 기본 원칙인 다자주의는 위협받고 있으며, 유엔의 핵심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에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과 이란, 미국 간 무력 충돌에서도 유엔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유엔이 해결하지 못한 분쟁과 가난, 기후 위기는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부유한 회원국들은 점차 유엔에 대한 분담금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엔 당국자들은 8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유엔 및 국제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원 현황 검토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대대적인 지원금 삭감을 발표하면서 유엔은 본부를 비롯해 60개 이상의 사무소, 기관, 사업체를 대상으로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추진 중이다.

카이랏 우마로프 카자흐스탄 주유엔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맞는 유엔의 창설 80주년은 "축하할 일이 아니다"라고 AP에 말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 건물. AP연합뉴스

한편 최근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기구 개편 계획을 밝힌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해에는 21세기 국제 사회가 마주한 주요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미래를 위한 협약'을 주도하는 등 유엔의 위기론을 타파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유엔의 역할과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유엔 담당 국장 리처드 고완은 AP에 2027년 구테흐스 총장에 이어 임기를 시작할 차기 사무총장은 결국 유엔 조직을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1945년 6월 26일 51개국이 모여 창설된 유엔은 현재 전 세계에 193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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