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언더파 ‘54홀 최저타’ 타이 기록
경기 초반부터 샷감 뽐내며 독주
유현조 추격 뿌리치고 통산 3승
18언더파 ‘36홀 최저타’ 신기록도
“첫승 거둔 버치힐서 또 우승” 눈물
동생 고지원은 공동11위에 이름
‘버디 폭격기’ 고지우(23·삼천리·사진)가 별명다운 활약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올라섰다. 고지우는 54홀 동안 버디 25개를 쓸어 담으며 KLPGA 최저타수 타이기록과 함께 라운드 내내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고지우는 29일 강원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그는 최종합계 23언더파 193타로 21언더파 195타를 친 2위 유현조(20·삼천리)를 2타 차로 제쳤다. 23언더파는 2018년 조정민(31)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세운 54홀 최저타수와 같다.

2021년 KLPGA 투어에 입회한 고지우는 2023년 이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고 지난해 7월 열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고지우는 104번째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과 함께 상금 1억8000만원을 챙겼다. 1라운드부터 고지우는 신들린 샷감으로 버디 폭격에 나섰다. 첫 라운드 시작과 함께 연속 버디를 잡아낸 고지우는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고지우의 샷은 둘째 날에는 더 예리했다. 고지우는 2라운드에서 버디 10개에 보기 없이 10언더파 62타를 치며 2017년 이 대회에서 최혜진(26·롯데)이 기록한 종전 코스 레코드인 9언더파를 뛰어넘으며 단독 선두가 됐다. 김민별(21·하이트진로)도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쳤다. 두 선수는 코스 레코드 상금 200만원을 100만원씩 나눠 갖게 됐다. 유현조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쳤지만 신기록이 아니어서 상금은 받지 못했다.
고지우는 KLPGA투어 36홀 최저타 기록도 세웠다. 2라운드까지 18언더파를 기록한 고지우는 조정민이 2018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세운 17언더파를 넘어섰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6번 홀(파3)까지 버디 4개를 적어낸 고지우는 눈앞에 다가온 우승을 의식한 탓인지 7번 홀(파4)부터 12번 홀(파3)까지 추가 버디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조금 흔들리며 9번 홀(파4) 보기로 한 타를 잃었다. 그 사이 유현조가 무섭게 추격했지만 승부처는 13번 홀(파4)이었다. 고지우는 그린 앞 언덕 때문에 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였고, 1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16번 홀(파4)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고지우가 3일 동안 기록한 버디는 총 25개나 된다.

고지우는 “첫 우승을 했던 버치힐에서 경기가 열려 좋은 기분을 갖고 대회에 나섰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사실 경기 내내 최소타 기록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경기 막판에 신경 썼다면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시즌 첫 승 갈증을 씻은 고지우는 “그동안 우승 문턱까지 가면 악착같이 경기에 임해 모든 진을 다 뺐다”며 “그래서 우승한 뒤에 부진한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엔 빨리 두 번째 우승을 거둔 뒤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임희정(25·두산건설)은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로 한진선(28·메디힐)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작년 우승자 박현경(25·메디힐)은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하며 공동 17위를 차지했다. 고지우 동생 고지원(21·삼천리)은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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