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장타 살아나며 반격 시동
34연속 도루도… ‘20-20’넘봐

2025시즌 프로야구에 가장 암울한 팀을 꼽으라면 대부분 주저 없이 키움 히어로즈를 지목한다.
키움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등 팀 주축들이 연거푸 해외 진출로 팀을 떠나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1명만 쓰는 오판 등으로 3할 승률에 꼴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달 뒤늦게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를 내보내고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데려와 마운드를 보강했다. 하지만 외야수 루벤 카디네스와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일시 대체 외인으로 스톤 개렛과 라클란 웰스를 잇달아 영입하는 등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는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그나마 주장 송성문(29·사진) 덕에 이만큼이라도 하고 있다. 송성문은 데뷔 10년 차이던 지난해 타율 0.340이라는 놀라운 활약으로 연봉도 130% 인상된 3억원을 찍었다.
이정후와 김혜성의 빈자리를 채워줄 기대주로 떠오른 송성문은 이번 시즌 들어 부담 탓인지 4월까지 타율 0.221에 그치며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5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이제는 리그에서 주목하는 무서운 타자가 됐다. 특히 지난 27일 고척 삼성전 8회말 투런 홈런을 시작으로 28일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맞서 1·2회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생애 첫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키움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송성문의 개인 성적은 팀 내에서 독보적이다. 28일 기준 타율(0.290), 홈런(13개), 타점(47개), 안타(91개), 득점(46개), 출루율(0.367), 장타율(0.484), 득점권타율(0.377), 도루(11개) 모두 팀 내 1위다.
특히 29일 삼성전 1회말에도 출루해 2루를 훔친 송성문은 2023년 8월13일부터 34연속 도루에 성공하며 자신이 보유한 KBO리그 연속 도루 성공 최고 기록을 다시 늘렸다. 지금 추세라면 송성문은 2015년 프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점쳐진다. 지금까지 송성문의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19개였지만 올 시즌은 29일에도 홈런을 추가하며 이미 전반기에만 14개를 날렸다.
팀의 리더이자 기회를 살려주는 클러치히터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한 달 전만 해도 송성문은 방송 인터뷰 도중 곤두박질친 팀 성적에 대해 얘기하다 눈물을 보일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금은 훌훌 털고 영웅군단이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키움이 김혜성 다음 카드로 송성문을 미국에 진출시킬 수 있다는 얘기도 떠돈다. 하지만 송성문은 미국 진출설을 극구 부인하며 주장으로서 팀이 반등하는 데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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