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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보성 어부’ 옥중 사망... 87세 최고령 사형수 오종근

입력 : 2025-06-29 13:21:54 수정 : 2025-06-29 14: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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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목적 대학생 커플 등 4명 살해
검거 뒤에도 "공짜 배 타려한 피해자 잘못"

4명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국내 최고령 사형수 오종근이 복역 도중 숨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보성 어부 살인 사건 범인 오종근이 체포 직후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연쇄 살해·추행한 혐의(살인 등)로 사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오종근(사망 당시 87세)이 지난해 광주교도소에서 숨졌다. 

 

오종근은 2007년 대학생 4명을 연쇄 살해·추행한 이른바 ‘보성 어부 살인 사건’의 장본인이다. 2010년 사형이 확정돼 현재까지 최고령 사형수로 복역했다. 

 

오종근은 17년 전 전남 보성군으로 여행을 온 대학생 커플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스무살이었던 피해자들에게 “어장 구경을 시켜주겠다”는 말로 속여 자신의 배에 태운 뒤 바다 한가운데에서 이들을 바다로 빠뜨렸다. 오종근은 A양을 성추행하기 위해 B군을 먼저 바다로 밀어 떨어뜨렸고 저항하던 A양 역시 바다로 빠뜨려 살해했다.

 

당시 피해자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행적 수사를 벌이던 중 시신이 차례로 발견됐다. 하지만 오종근은 태연하게 주꾸미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며 수사망을 피했다.

 

같은해 9월 25일 오종근은 보성에 놀러온 20대 여성 두 명을 발견한 뒤 배에 승선할 것을 유도했고,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70대 어부의 호의에 의심 없이 배에 올랐던 두 여성은 저항하다 살해되고 말았다. 

 

오종근은 키 165㎝에 왜소한 체격이긴 했으나 오랜 기간 어부생활로 다져진 완력이 있어 바다 환경과 갑판 상황에 대해 익숙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수영도 하지 못할뿐더러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20대 초반 이하의 나이였다. 유일한 남성 피해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그의 범행은 4명의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4명의 피해자 시신에는 골절, 멍, 구타, 날카로운 것으로 훼손된 흔적이 있었다.

 

사건 피해자의 디지털카메라에 담긴 어부 어종근의 뒷모습. 연합뉴스

오종근은 검거된 후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범행 현장에 나갔던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수사관들에게 큰 소리로 억울하다며 화를 내다가 곧 쓰러질 듯한 노인인 것처럼 연기를 했다. ‘나한테 배를 태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이다. 공짜로 태워달라고 한 것이 문제다’라고 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을에 지나가던 사람이 ‘저 배를 타봤느냐. 배가 출렁대면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하더라. 물리적인 신체 제한이 공포심을 더 일으켰겠구나 싶더라. 이 범행 도구는 삿갓대나 힘이 아니라 상황 자체가 범행 도구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오종근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4명을 살해하고도 유족 접견을 거부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사회에 끼친 악영향과 범죄 응보 등을 감안한 판결이었다.

 

오종근은 사형제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5:4로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형제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은 오종근에게 사형을 확정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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