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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8종을 2분30초만에 맞추라고?…‘와인의 신’도 울고 간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 가보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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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8 21:31:52 수정 : 2025-06-28 2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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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레스토랑·와인 바 소믈리에로 대상 확대/총상금도 1700만원으로 대폭 늘어/명실상부 한국 대표 소믈리에 대회로 발돋움/배성민 소믈리에(알라프리마) 영예의 우승 차지

우승자 배성민 소믈리에(오른쪽)와 이상준   한국소믈리에협회 회장.

앞에 놓인 와인은 무려 8종. 그런데 주어진 시간은 불과 2분30초. 이 짧은 시간에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와인의 나라, 지역, 품종, 빈티지를 모두 맞춰야 한다니 ‘와인의 신’ 바쿠스라도 혀를 내두르고 갈 일입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호텔·레스토랑 소믈리에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베테랑 소믈리에들도 초긴장 상태로 구슬땀을 흘리는 무대는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 현장입니다.

2025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 결선 수상자.

◆총상금·참가 대상 대폭 확대

사단법인 한국소믈리에협회(회장 이상준)가 주최하는 2025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지난해까지 호텔 소믈리에만을 대상으로 열리던 이 대회는 올해 레스토랑, 와인 바 소믈리에까지 문호를 대폭 개방해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믈리에 대회로 발돋움했습니다.

배성민 소믈리에(알라프리마).
김주용 소믈리에(레스토랑 주은).
이광열 소믈리에(비채나).

참가 대상이 대폭 늘면서 총상금 규모가 지난해 800만원에서 올해 1700만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영예의 우승은 배성민 소믈리에(알라프리마)가 차지했고 2위 김주용 소믈리에(레스토랑 주은), 3위 이광열 소믈리에(비채나), 4위 김형욱 소믈리에(스미스앤월렌스키), 5위 정대수 소믈리에(제로컴플렉스), 내추럴와인 특별상(Special Prize) 정대수 소믈리에(제로컴플렉스)입니다. 상금은 1위 700만원, 2위 400만원, 3위 100만원, 4위 라귀올 오프너, 5위 프리미엄 와인, 특별상 상금 500만원·내추럴와인 전문 수입사 뱅배 앰버서더(1년)입니다. 올해 대회는 뱅베, 동원와인플러스, 신동와인, 서영주류, 더뱅셀렉션, 세계주류마켓, 비노파라다이스, 아영FBC, 하이트진로, 빈티지코리아, 잘토(Zalto), 크리스탈와인, 와인투유코리아, 노던테라가 후원사로 참여했습니다.

정대수 소믈리에(제로컴플렉스·가운데)
이상준 한국소믈리에협회 회장.

올해 3회째를 맞은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는 규모가 대폭 확대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믈리에를 발굴하고,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상준 회장(대한항공)은 “상금과 참가 대상이 대폭 확대된 올해 대회를 계기로 와인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와인을 좋아하는 일반 소비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소믈리에협회는 앞으로도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소믈리에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믈리에협회는 1990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소믈리에 단체로 약 100여명의 현직 호텔·레스토랑 소믈리에가 활동 중입니다. 서울, 부산, 제주, 대구, 광주, 강원 등 전국 지부를 통해 와인 산업의 교육과 교류, 직무 역량 강화를 지원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소믈리에 대회는 모두 3개입니다. 코리아 호텔 & 레스토랑 소믈리에 대회, 세계소믈리에대회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주최 한국국제소믈리협회경기대회, 홉스코치 시즌(옛 소펙사코리아)이 프랑스 와인만으로 심사하는 한국소믈리에대회입니다.

예선 블라인드 테이스팅 와인.

◆난도 높아진 결선 대회

이번 대회는 오전 예선과 오후 결선으로 진행됐습니다. 예선은 이론시험과 와인 5종(내추럴 와인 포함) 블라인드 테이스팅입니다. 와인은 라 뚜레즈 크레망 드 쥐라 샤르도네 2019(수입사 뱅베), 닥터 헤거 아카렌 슐로스베르크 바이스부르군더 2022(더뱅셀렉션), 판테스카 샤도네이 소노마 카운티 러시안 리버 밸리 2021(와인투유코리아), 샤펠 보졸레 빌라쥬 후즈 가메 2020(뱅베), 끌로즈리 생호크 보르도 퓌세갱 2018입니다.

결선 1번 문제 메뉴 리스트.
스파클링 와인 리스트.
화이트 와인 리스트.
레드와인 리스트.

결선은 모두 5단계 관문을 통과해야합니다. 첫 번째 문제부터 상상을 초월합니다. 주어진 식사 코스 메뉴를 확인하고, 총100만원 예산안에서 주어진 와인리스트에서 어울리는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 와인을 추천하고 설명해야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1분 30초입니다. 메뉴는 다양한 해산물(조개, 마리네이드한 관자, 대하 새우)과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여름 감자 그라탕 도피누아즈, 숯불에 구운 브로콜리니 등 8가지.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 18종, 화이트 와인 18종, 레드 와인 24종 등 총 60종입니다. 소믈리에가 선택한 와인이 상황과 음식에 어울리는지, 선택한 와인에 대한 설명은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문제로 주어진 60종의 와인리스트에서 메뉴와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각 1종을 선택해 시간 내에 설명해야 합니다. 이렇게 방대한 메뉴와 와인 리스트중에서 가장 최적의 조합을 순식간에 찾아내려면 평소 많은 현장 경험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김주용 소믈리에 와인 서비스.
정대수 소믈리에 와인 디캔팅.

두 번째 관문은 브리딩 및 서비스. 무대 위 게스트 4명을 대상으로 직접 와인을 서비스하는 실전 문제입니다. 상황은 회사 직장 상사 팀장의 진급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회식 자리로 설정됐습니다. 서브 와인은 에라주리즈 돈 막시미아노 (Errazuriz, Don Maximiano, Aconcagua Valley, Chile) 2021입니다.

세 번째 관문은 두 번째 문제 서비스 중에 발생하는 돌발 상황 대처 능력 평가 문제입니다. 서비스를 진행하던 테이블에서 동료 중 1명이 레드 와인을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며 화이트 와인을 글라스로 한잔 요청합니다. 서비스에 사용된 와인은 가야 비스타마레(Gaja Vistamare Toscana, Italy) 2023입니다.

2번과 3번 문제에서는 손님에 대한 환대, 손님이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확인 여부, 브리딩 기물 준비와 절차, 글라스 세팅, 서비스 순서 등 전체적으로 프로페셔널 한 모습으로 와인 서비스가 이뤄지는지를 평가했고 모든 서비스는 주어진 시간 5분 내에 완료해야합니다.

배성민 소믈리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선 블라인드 테이스팅 와인 8종.

네 번째 관문은 그야말로 지옥의 코스. 무려 8종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2분 30초 내에 답변해야 합니다. 나라, 지역, 품종, 빈티지를 모두 맞추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데, 특히 이 문항은 전체 평가 중 배점이 가장 높습니다. 평소 후각과 미각을 꾸준히 단련하지 않았다면 절대 통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결선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출제된 와인 8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로랑 페리에 라 뀌베 브뤼 NV(동원와인플러스)

2. 브란트 브로스 리슬링 푸어 팔츠 독일 2020(뱅베)

3. 록 드 라베이 플로리앙 몰레 상세르 떼루아 실렉스 프랑스 2021(비노파라다이스)

4. 다우 빈야드 보디가드 샤도네이 파소 로블스 미국 2021(빈티지코리아)

5. 레 코스테 비앙코 알 프로카니코 라치오 이탈리아 2019(뱅베)

6. 페블레 레 몽트로지에뉘 생 죠르주 프랑스 2022(신동와인)

7. 레풀라흐 후즈 루씨용 프랑스 2021(뱅베)

8. 도멘 질 데주르네 물랭 아 방 프랑스 2021(크리스탈와인컬렉션)

다섯 번째 마지막 문제는 주어진 와인리스트에서 잘못된 정보를 찾아내는 것으로 총 17종의 와인 중 3가지 잘못된 정보의 와인을 맞추고,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문제입니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1분이라 평소 많은 와인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익히고 있지 않다면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blanc de blancs brut, “comtes de champagne”, taittinger, épernay 1995로 (해당 생산지역은 Epernay가 아닌 Reims)

2. gewürztraminer, kellerei cantina terlan “lunare” d.o.c., friuli 2010(해당 생산지역은 Friuli가 아닌 Alto Adige)

3. château mouton rothschild, 1er grand cru classé, pauillac 1972(샤토 무통 로칠드 1등급 승격은 1972년이 아닌 1973년)

4.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 순서는 Ruinart – Chanoine Feres – Taittinager – Moet Chandon.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사진=한국소믈리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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