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개가 라이온즈파크서만 생산
디아즈 27개·박병호 15개 화력쇼
원정서는 맥 못춰… 5위권 맴돌아
2025시즌 프로야구 홈런 군단이라면 단연 삼성이 꼽힌다. 26일 기준 올해 삼성의 팀 홈런은 85개로 2위인 LG의 72개보다 13개나 많은 독보적인 선두다. 팀 홈런 꼴찌인 롯데(45개)보다는 무려 40개나 많은 타구를 담장 너머로 넘겼다. 특히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는 이날까지 27개 홈런을 쏘아 올리며 19개로 2위인 오스틴 딘(LG)보다 9개나 많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번 시즌 50홈런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베테랑 타자 박병호(39)도 4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는 등 15개로 홈런 부문 공동 3위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다 홈런을 기록하며 대포 군단 삼성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펑펑 날리는 홈런포가 무색하게 5위에 머물러 있다. 이날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한화를 만난 삼성은 4회 터진 강민호 선제 솔로포로 1-0으로 앞서갔지만 결국 1-3으로 졌다. 삼성의 홈경기와 원정 경기 성적은 대조적이다. 이날 현재 삼성은 홈에서 27승16패를 기록중이지만 원정에서는 14승 1무 18패로 5할을 넘지 못한다. 홈런이 지나치게 홈경기에 편중돼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까지 팀 홈런 85개 중 무려 64개(75.3%)가 홈경기에서 나왔다. 특히 포항에서 치른 홈경기를 빼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62개의 대포가 쏟아졌다.

실제 야구장의 성향이 타자와 투수 중 누구에게 유리한지 살펴보는 지표인 ‘파크 팩터(Park Factor)’를 볼 때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와 홈런에 가장 친화적인 구장으로 분류된다. 야구통계전문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홈런 파크 팩터는 1574로 2위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1456보다 훨씬 높다. 가장 낮은 곳은 서울 잠실구장으로 735에 불과하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플레이트로부터 좌우 펜스가 99m, 중앙이 122m다. 거리상으로 보면 다른 구단과 큰 차이가 없지만 좌우 펜스가 중앙과 타원이 아닌 직선으로 연결돼 홈플레이트에서 좌우중간 거리가 107m밖에 안 된다. 타구장에 비해 홈런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 라이온즈파크가 생기기 이전 가장 홈런이 잘 나온다던 SSG랜더스필드의 좌우중간 펜스거리도 113m라는 점에서 크게 비교된다.
삼성은 이런 구장의 특징을 잘 활용해 홈에서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며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홈 평균관중도 2만2621명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하지만 시즌 전체 성적을 감안하면, 홈에서만 무서운 발톱을 세울 것이 아니라 원정에서도 어떻게 맹수의 면모를 보여줄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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