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눈곱이
풀칠을 한다
눈이 따악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물수건으로 적셔주지 않으면
살갗이 마른 벽지처럼 찢어질 것 같다
내가 말라붙은 밥풀떼기지 뭐,
침상에 종일 붙어 있던 노인
사지를 움직일 수 없으니
눈물이 움직인다
말라붙은 풀을
다시 쑤고 있다
-시집 ‘눈물이 움직인다’(창비) 수록
●손택수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불은빛이 여전합니까’, ‘어떤 슬픔들은 함께할 수 없다’ 등 발표. 신동엽문학상, 노작문학상, 조태일문학상, 오장환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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