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금리 6%대… 시중銀보다 1%P↑
케뱅 신용대출은 9%… 하나은행의 2배
소비자들 “포용금융 벗어나 이자장사”
2024년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금리 유지
중·저신용자 비중 높아 인하폭 제한적
금융위 “당국의 금리 압박 덜 한 측면도
은행별 금리 비교해 보고 대출받아야”
“인터넷은행이 당연히 싼 줄 알았죠. 요즘 금리 오르는 거 보면 그냥 시중은행에서 받을걸, 후회합니다.”
한 인터넷은행에서 지난해 신용대출을 받은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인터넷은행이) 낮은 금리로 호객하고선 이제 와서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5%대의 신용대출을 받은 김씨는 최근 7% 가까운 이자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지점이 없고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운영 비용을 바탕으로 대출금리를 낮게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은행이 각종 대출에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하며 불만을 터뜨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은행의 설립취지인 포용금융을 벗어나 인터넷은행들이 이자장사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4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을 통해 은행연합회로부터 받은 ‘은행별 평균 대출금리 현황’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금리 평균은 1분기 5.70%, 2분기 5.41%, 3분기 5.66%, 4분기 5.82%로 줄곧 5%를 유지했지만 3개 인터넷은행은 같은 기간 평균 6.34∼6.7%를 유지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지난해 2분기 8.64%, 3분기 8.41%, 4분기 7.93%로 5대 시중은행의 금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에는 케이뱅크가 지난해 11월과 12월 9%로 하나은행(4.64%)의 2배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5.1%였지만 인터넷은행의 평균 금리는 7.24%였다.
한국은행이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50% 수준에서 유지해 오던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하했던 작년 10월과 11월 이후에도 인터넷은행들은 고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당시 금융당국이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고려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나섰지만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금리를 9%로 유지했고, 카카오뱅크는 11월 5.51%였던 금리를 12월 6.4%로 올렸다.
금융권에선 이런 인터넷은행의 고금리 행태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 등을 꼽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전체 대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대출금리 인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게 책정되는 담보대출 비중이 작다.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실적에 집중하는 행태도 문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며 세 번째 IPO를 준비해왔고 이 과정에서 고금리 정책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5대 은행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많이 받는데, 인터넷은행들은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측면도 있다”며 “대출을 희망하는 차주들은 전체 은행을 대상으로 금리를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은행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가 진행 중인 제4 인터넷은행 예비심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 해체 등 조직개편 계획으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총 4곳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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