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HBM 등 호조 583억弗
전체 수출 0.9% 감소 2749억弗
자동차는 2.5% 줄어든 300억弗
정부 “이란사태 영향 면밀 대응”
정부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라 수출 영향을 점검하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신학 1차관 주재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주요 품목별 수출동향과 리스크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0.9% 줄어든 2749억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수출품목에선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컴퓨터SSD 등 정보기술(IT) 3개 품목과 선박, 바이오헬스 등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은 583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이전 최대 실적 기록은 2022년 567억달러다.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의 탄탄한 수요로 5월 누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1∼20일까지 수출도 반도체가 21.8% 늘며 증가세를 끌어올렸다. 관세청 관계자는 “반도체 단가 상승 등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반도체는 아직 미국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지 않아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본격화 등 영향으로 5월 기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16.6% 감소했다. 다만 유럽연합(EU) 13.2%, 중동 12.0%, 독립국가연합(CIS) 52.5% 등 다른 지역에서 수출이 늘면서 수출 감소 폭이 줄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5% 줄어든 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은 전년 동기와 견줘 각각 21.5%, 10.6% 줄었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단가와 물량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문 차관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업종별 담당과 관련 기관들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유사시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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