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증가폭 축소·건설 실적 악화
매출액 2.4%↑… 증가율 3분기 연속 감소
영업이익률 0.6%P↑·부채비율 1.3%P↓
수익성·안정성 지표 전년 대비 소폭 개선
한은 “중동 사태로 석유·화학 실적 우려
미국발 관세 영향 등 더 지켜봐야 할 변수”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성장성은 수출 및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부채비율 등 안정성 지표는 지난 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3.5%)보다 증가율이 1.1%포인트 떨어졌다. 역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분기 동향을 보면 지난해 2분기(5.3%) 이후 3분기 연속으로 성장성이 둔화세를 가리키고 있다.

기업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계절 영향을 받는 지표로 전년 동기 대비로 계산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3.8→2.8%)보다 비제조업(3.1→1.9%)에서 성장성 둔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은 기계·전기전자(8.0→5.9%), 1차금속(1.4→-0.6%)에서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2023년 반도체 경기가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회복하면서 (지표상) 기저효과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1차금속 분야는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업(13.5→5.6%)과 건설업(-5.2→-8.7%)의 매출 증가율 하락폭이 컸다. 해상운임 지수 하락, 국내 주택건설 실적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0%로 전년 동기(5.4%)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제조업(6.2%)과 비제조업(5.9%) 모두 영업이익률이 전기 대비 올라갔다.

제조업 중 기계·전기전자업(6.9%)은 고사양 반도체 제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고, 운송장비업(7.0%)은 신조선가 상승,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
비제조업 내에서는 운수업(9.5%), 정보통신업(10.0%) 등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정보통신업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게임업체들이 매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5.7%에서 올해 1분기 6.4%로 상승했고, 중소기업도 3.8%에서 4.1%로 개선됐다.
전산업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7.4%에서 7.7%로 높아졌다. 제조업은 8.9%에서 8.6%로 하락했으나, 비제조업은 5.5%에서 6.5%로 상승했다.
기업 안정성 지표도 소폭 개선됐다. 전산업 부채비율은 91.2%에서 89.9%로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5.1%에서 2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업종별 부채비율은 제조업(69→68.5%), 비제조업(134.9→132.6%) 모두 떨어졌다. 규모별 부채비율은 대기업(86.9→86.0%)과 중소기업(114.7→111.3%) 모두 개선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중동 분쟁 격화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석유·화학 및 운송 분야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미국발) 관세 영향 등에 대해서도 앞으로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