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공익제보자로 알려진 전직 해병이 20일 이명현 채해병 특별검사와 면담을 요청하면서 “내가 제보한 부분이 진실과 왜곡돼 있어 양심과 소신에 따라 잘못 뿌린 씨앗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으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특검과 면담은 불발됐고, 특검 측은 제보자가 들고 온 자료도 받아들지 않았다
전직 해병 이관형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이 특검의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제보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결정적으로 특검에 우려하는 부분이 특검 수사라는 건 정치적 수사이고 검찰 수사라는 게 ‘사람이 죽는 게 죄가 있어 죽는 게 아니다, 프레임을 어떻게 짜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씨는 “제가 제보했던 내용들과 상당히 다른 부분으로 왜곡됐고 정치권과 일부 언론을 보고 그게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며 “이 사건은 구명로비 의혹이 아니라 무리한 제보 조작 의혹”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임 전 사단장이 이 특검에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김정민 변호사가 아무래도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이라든가 직권남용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많이 하신 분이고, 대척점에 있었던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이기도 했다”며 “그런 분을 특검보로 임명하려 했던 움직임이라든가 해병대 수사단을 특검에 포함시키려는 것들이 너무 편향돼 우려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문제가 된) 골프 단톡방에 지인이 있었고, 그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지난해 6월 언론과 국회에 제보했다”며 “그러나 제보 내용이 왜곡돼 사실 관계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단톡방 멤버였던 이종호·송호종씨 등과 접촉해 확보한 통신 자료와 카카오톡 자료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도 제출했다”고 했다. 그는 이 특검에게 자신의 입장문과 임 전 사단장의 자료 등을 전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이 특검 측 관계자는 “지금 공수처로부터도 기록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하고, 지금은 정식으로 접수할 데도 없어 일단 돌려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검은 이날 사무실에서 이씨를 만날 의향이 있느냔 취재진의 질문에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하면 하겠다”고 했다.
순직 해병 외압 사건을 수사하는 이 특검은 이날 오전까지 특별검사보 임명 통보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특검은 18일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추천했다. 특검법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 3일 이내에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이 특검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와 대구지검으로부터 수사 기록을 인계받는 일정에 대해서는 “특검보가 발표 나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로부터 파견받을 인력 규모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려드리겠다”고만 했다. 그는 내란·김건희 특검팀보다 준비 속도가 느린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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